마켓in | 이 기사는 10월 25일 08시 42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이재헌 기자] 매번 같은 얘기를 들어도 다르게 받아들여질 때가 있다. 이 이유에는 상황이 달라진 점이 항상 껴있다. 똑같이 돈 낭비를 하지 말라고 해도 평상시와 복권이 당첨된 후가 어떻게 동일하게 생각될 수 있겠는가.
정책적 측면에서 볼 때 채권시장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사람은 한국은행 총재일 것이다. 이름 그대로 국내 모든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리를 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의 수장이니 채권매매자는 그 발언 하나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 총재가 지금까지 줄기차게 강조한 말이 있었는데 바로 "기준금리 정상화 기조를 이어간다"는 말이다. 하지만 최근 유럽상황이 악화되고 신흥국이 기준금리를 내리자 우리나라도 이를 따라갈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됐다.
하지만 유럽상황은 해결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국내 경기둔화는 뚜렷한 증거를 찾기가 힘들다.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를 크게 예상했던 사람들은 `한국의 통화정책은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생각을 머리에 두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제 통화정책 결정에 필수 고려사항인 유럽 정상회의의 완전한 합의여부와 국내 월말 경제지표를 차분히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25일 채권시장은 통화정책과 글로벌 경기의 향방을 알 수 있는 재료가 특별히 없기에 관망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외국인의 매매동향과 코스피 등락에 맞춰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간밤 해외에서는 위험자산의 선호가 좀 더 컸다. 다우 지수는 전거래일대비 104.83포인트(0.89%) 상승한 1만1913.62로 장을 마감했다.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 역시 각각 1.29%, 2.35% 올랐다. 반면 10년만기 미국채 금리는 전거래일대비 1bp(0.01%포인트) 상승한 2.23%를 기록했다. 장기물인 30년만기 국채금리도 1bp 높은 3.28%를 기록했다. 유럽위기 해결의 기대가 조금씩 더 커지고 있지만 아직은 관망세가 많다.
미국은 주택경기와 소비 부양을 위해 집값과 관계없이 주택을 소유한 사람이면 누구나 모기지 리파이낸싱(재융자)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대책을 내놓았다. 미국 연방주택금융청(FHFA)은 주택 소유자들이 모기지 리파이낸싱을 받는데 도움이 되도록 하는 지원책의 일환으로 수수료를 면제하고 재융자가 가능한 주택가격 수준을 없애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모기지 대출규모가 주택가치의 125%를 넘지 않는 경우에만 재융자가 가능했다. 이 정책이 실제 소비진작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부실채무자의 확대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
이외 추가적인 국내경기 부양책도 거론됐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현지시간으로 24일 뉴욕 브롱스의 포드햄대학에서의 강연에서 "연방준비제도(Fed)는 모기지 금리가 너무 빨리 상승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주택 구입을 위한 차입자들의 비용을 낮춰줄 방안을 강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연준은 아직도 취할 수 있는 정책 실탄을 가지고 있다"며 "3차 양적완화(QE3) 역시 가능한 옵션"이라고 강조했다. 위험자산 투자자들이 원하는 뉴스들이 연일 계속 나오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오전 9시30분부터 제4차 거시정책협의회가 개최된다. 한국은행은 또 오후 4시에 지난 9월 금통위 의사록을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