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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현지시간)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소장은 미국의소리(VOA) 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3, 4번 갱도에서 북한이 핵실험 준비를 마쳤다는 한미 정보기관의 평가와 최근 정황이 일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 16일 개막한 중국 공산당 제20차 당대회가 끝난 이후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 열핵폭탄 무기 개발을 위해 연쇄적인 핵실험에 돌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100~150kt(킬로톤) 이상의 고위력 열핵폭탄을 미사일에 탑재하는 능력을 개발하는 실험일 수 있다”며 “10~40kt 의 저위력 실험이 진행된다면 전술핵이나 전략 무기 개발용일 것이다”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신형 열핵폭탄이나 핵탄두 소형화는 단 한 번의 실험으로 완성하긴 어렵다. 과거 히로시마에 떨어진 핵폭탄 ‘리틀 보이’나 나가사키에 투하된 ‘펫 맨’은 모두 약 20~21kt의 위력이었다. 이보다 최소 5배 이상 위력을 가진 열핵폭탄의 능력을 가늠하기 위해 여러 번의 실험이 수반돼야 한다.
또 인도의 경우 1998년 2차 핵실험 후 핵무기 소형화에 성공했고, 파티스탄도 수차례 실험을 진행한 이후인 1998년경 핵탄두를 소형화하는 데 성공했다. 북한 역시 미사일 사거리를 최대한 늘리기 위해 핵탄두 소형화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도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연쇄 핵실험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미 풍계리에서 핵실험 준비가 완료돼 당국의 정치적 결정만 남은 상황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20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매체 ’비욘드패럴렐‘(Beyond Parallel)은 “풍계리 3번 갱도에 특별한 동향이 없으며 4번 갱도의 진입로 공사도 중단됐다면서 이는 북한이 7차 핵실험 준비를 모두 마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해당 매체는 “7차 핵실험은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실시될 것이 유력하다”며 “하지만 북한이 다른 장소에서도 충분히 진행할 능력이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장소를 확정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은 2006년 풍계리 1번 갱도에서 제1차 핵실험을, 2009~2017년 사이 2번 갱도에서 2~6번 핵실험을 진행했다. 풍계리 3~4번 갱도는 아직 사용되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