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은 27일 “여전히 러시아가 흑해 곡물 수출 항구를 공격하고, 가즈프롬이 유럽향 천연가스 공급을 줄이는 등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이 잔존해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면서도 “경기침체를 나타내는 여러가지 신호에 방어적 대응 포지션을 늘리는 전략보다 그 동안 부진했던 시클리컬 업종 비중 확대라는 역발상 투자를 고민해 볼 시점”이라고 밝혔다.
주식시장은 경기사이클에 선행적으로 반응하는데, 경기가 실제 침체하기 전 우려 단계에서부터 주식시장에선 경기 방어 성격의 업종이 강세를 띤다. 반면 경기침체에 진입한 상황에서는 경기 바닥에 대한 기대감에 IT, 경기소비재 등 시클리컬(경기 민감) 업종이 강세를 보인다는 설명이다.
현재 주식시장은 이미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만큼, 앞으로는 경기 상황에 따라 흥행이 좌우되는 경기 민감주에 선제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실제 미국 산업생산 지표가 최고치를 찍은 지난 5월을 경기 고점으로 가정하면, 증시가 고점을 찍은 건 이보다 5개월 전인 지난해 12월이다. 증시가 경기 둔화 우려를 선반영한 것이다.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도 경기 고점 직전에 증시 하락세가 가파르고 경기침체 기간에는 완만한 하락세를 보였다”고 했다.
최근 시장에서도 IT, 경기소비재,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업종 성과가 개선되는 반면 필수소비재와 헬스케어, 유틸리티 등 경기방어 업종은 약세로 돌아서고 있다. 이 연구원은 “시장참여자들의 투자행태가 경기침체 우려에 대한 방어전략에서 경기침체를 반영하면서 증시저점을 기대하는 수익전략으로 전환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