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씨는 “지난해 고양시 기숙사에 입사했을 때부터 학교 주변에 2호 연합기숙사가 생긴다고 해 기대를 했었는데 어느새 졸업을 앞두고 있다”며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저렴한 연합기숙사가 서울 시내에 신설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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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대 민자기숙사 2인실 월 34만원
기숙사비는 대학생들에게 또 하나의 등록금이다. 본지가 대학정보공시 사이트인 대학알리미를 통해 재학생 2000명 이상 151개 4년제 대학의 기숙사비를 조사한 결과 2인실 기준 기숙사비가 가장 비싼 곳은 숙명여대 `트윈시티`로 월 62만원에 달했다. 이어 △경희대(창덕안) 52만원 △한양대(스마트빌) 48만2000원 △경희대(리더밸리) 48만원 △숙명여대(동문회관) 47만2000원 △연세대 (SK국제학사) 44만3000원 △한양대 (이튼하우스) 43만9000원 △부산가톨릭대(학생관2) 43만3000원 △성균관대(M-하우스) 42만8000원 순이다.
한 달 기숙사비가 2인실 기준 40만원을 넘는 곳은 대부분 민자기숙사다. 대학이 민간자본을 유치, 기숙사를 지은 뒤 학생이 내는 기숙사비로 투자금을 회수하기에 기숙사비가 애초에 높게 책정된다. 한국장학재단에 따르면 2019년 사립대 민자기숙사 평균 기숙사비는 2인실 기준 월 34만원이다.
반면 한국장학재단이 지난 2017년 3월 경기도 고양시에 개관한 1호 연합기숙사는 월 10만~15만원만 내면 사용이 가능하다. 장학재단이 정부와 공공·민관기관으로부터 국유지·기부금을 제공받아 기숙사를 건립하기 때문이다. 1호 연합기숙사의 경우 은행연합회로부터 326억원의 기부금을 받아 공사비를 충당했다.
현재 1호 기숙사에는 대학생 1002명이 입주해있다. 이들의 소속 대학은 80여개 대학·전문대학으로 다양하다. 장학재단이 소속과 관계없이 학생들의 신청을 받아 저소득층부터 입사 학생을 선발해서다. 특히 장학재단과 협약을 맺은 대학의 재학생은 학교 측이 월 5만원을 부담하기에 10만원이면 기숙사 사용이 가능하다.
◇“반값기숙사에 만족…서울에도 생겼으면”
명지대 2학년생인 김교륜(23)씨는 “학내 기숙사에 들어가려면 한 학기 160만원의 기숙사비를 내야 한다”며 “월 10만원대면 사용이 가능한 연합기숙사는 학생들에게 반값기숙사”라고 했다. 다만 김 씨는 “학교까지 통학거리가 40분 소요된다는 점이 단점일 뿐 열람실·체력단련실·식당 등이 설치돼 있어 생활에 불편함이 없다”고 했다.
서울 A대학의 최모(22)씨도 “학내 민자기숙사의 경우 월 40만~50만원씩 내야 해 꿈도 못 꾼다”며 “연합기숙사에는 지난달 입사했는데 주변 환경도 조용하고 무엇보다 기숙사비가 저렴해 만족한다”고 했다.
장학재단은 고양시 1호 기숙사에 이어 서울 성동구 행당동에 2호 연합기숙사를 추진하다 최근 발목이 잡힌 상태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반대로 성동구청이 용도 변경을 꺼리기 때문이다. 2호 기숙사 건립비는 한국수력원자력과 경북 경주시 등 4곳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기부금 400억 원을 받아 착수할 예정이다.
이지연씨는 “서울 행당동 2호 기숙사의 경우 인근 아파트 주민과 임대사업자들의 반대가 크다고 들었다”며 “그 분들의 자녀도 대학에 갈 것을 생각해 학생들이 저렴한 기숙사에서 살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고 읍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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