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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따른 명품 온라인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고급 브랜드의 ‘언택트(비대면) 소비’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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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할인, 온라인 판매 등이 이미지를 실추시킨다는 인식 때문에 그동안 이커머스를 통한 판매를 꺼려왔던 명품 브랜드들이 변화하고 있다. 루이비통이 올해 초 중국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제품 판매를 시작한데 이어 구찌, 발렌티노, 생 로랑 등 톱 브랜드들이 연이어 ‘라이브 방송’(라방)에 등장하고 있다. 유명 연예인이나 왕홍(중국 인플루언서)을 통해 신상품을 홍보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에서도 판매가 이뤄지는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SNS와 연계한 미래형 매장까지 등장했다. 영국 럭셔리 패션 브랜드 버버리는 지난 7월 31일 업계 최초로 초호화 명품 SNS 매장을 열었다. 중국 선전에 문을 연 버버리 소셜 리테일 매장은 텐센트와 기술 제휴를 통해 탄생했다. 이곳에선 실제 매장과 소셜 공간을 오갈 수 있는 인터랙티브 경험이 가능하다. 매장의 모든 상품에 QR코드를 부착해 모델 착용 컷 등 다양한 상품 정보를 휴대폰 등 디지털 스크린으로 제공받을 수 있도록 했다. 위챗 미니프로그램을 활용하면 가상 매장 투어, 제품 검색 등도 가능하다.
디올 역시 지난 7월 중국 상하이에서 온라인 70주년 브랜드 상품 회고전을 개최했다. 스위스 시계 브랜드들도 이달 상하이에서 세계 최고급 손목시계 전람회를 열 계획이다.
명품 브랜드들이 중국 온라인 시장에 주목하고 있는 것은 단연 막강한 소비력 때문이다. 글로벌 전략 컨설팅기업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명품 시장이 지난해 대비 45%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반해, 중국 명품 시장 규모는 1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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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흐름에 발맞춰 국내 유통 채널도 언택트, 온라인 명품 판매에 가세하고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21일 롯데백화점몰 라이브 방송 채널 ‘100라이브(LIVE)’를 통해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태그호이어 한정판·신상품을 선보였다. 약 200~300만원대에 달하는 태그호이어 예물 시계 라인인 ‘포뮬러 1’의 리미티드 에디션(257만원)과 신상품 스마트 워치 등을 판매했다.
해당 방송은 정상가 판매에 7% 쿠폰 혜택만 제공했음에도 방송 중 자체 최대 시청자 수인 3000뷰를 기록했다.
지난 7월에는 VIP 고객을 대상으로 명품 스타일링 클래스를 비공개 라이브 방송 형식으로 진행했는데, 조회 수 5000뷰에 매출 8000만원을 기록했다. 8월부터는 월 2회 우수 고객을 대상으로 ‘시크릿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김혜라 롯데백화점 해외패션부문장은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비대면 커머스 채널이 활성화하면서 명품 파트너사들과의 협업이 늘고 있다”라며 “하반기에는 명품 등 다양한 브랜드와 라이브 방송을 기획해 VIP 고객과 소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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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TV는 신라면세점이 지난해 면세업계 최초로 선보인 모바일 생방송 서비스로, 크리에이터와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는 밀레니얼 세대 고객을 위한 맞춤 서비스다.
현대홈쇼핑도 지난달 23일 1시간 동안 ‘심야 럭셔리 명품 브랜드 특별전’을 열어 ‘구찌·프라다·버버리’ 등 다양한 럭셔리 브랜드 인기 상품을 특가에 판매했다. 현대백화점그룹 종합 인터넷 쇼핑몰 현대H몰도 지난달 26일까지 ‘쿨 썸머 럭셔리 페스티벌’을 진행했다. 구찌·페라가모·발렌시아가 등 20여개 브랜드의 200여 개 상품을 선보였다.
패션 잡화뿐만 아니라 명품 화장품도 언택트 판매 물결에 동참하고 있다. 샤넬은 지난 7월부터 카카오톡 선물하기 브랜드관에 입점해 립스틱, 향수, 핸드크림 등 22종을 판매하고 있다. 현재 카카오톡 선물하기에는 샤넬 이외에도 입생로랑·디올·에스티로더 등 66개의 고가 화장품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내 명품 제품의 상반기 거래액은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하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