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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차등 등 노동비용 부담 낮춰야"

박민 기자I 2020.08.20 05:05:00

[폐업 몰린 자영업자]③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진단
자영업, 열악한 경영 환경 개선 시급
소비 진작 위해 조세 정책도 재검토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이데일리 박민 기자] “문을 닫는 자영업자를 줄이기 위한 근본적인 해법은 ‘경기 회복’입니다. 또 자영업자의 경영 환경을 열악하게 만든 ‘최저임금’과 ‘주52시간제’ 등의 정책 궤도도 수정이 동반돼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코로나19가 종식되도 폐업은 계속 속출할 수 있습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영업자의 줄폐업을 끊기 위한 최선의 방안은 ‘경기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임대료 상생 방안이나 대출 지원은 자영업자의 폐업을 늦추는 식의 ‘임시변통’에 불과해 보다 근본적인 소비 수요 증대를 위한 경기 활성화 대책이 필요다는 설명이다.

특히 자영업자의 경영 환경을 어렵게 만든 ‘최저임금’과 ‘주52시간‘ 등의 정책도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 교수는 “최근 몇년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경직된 노동 시간 운영에 자영업자는 이미 타격은 받은 상태이고, 여기에 이번 코로나 사태까지 맞으면서 초토화된 것“이라며 ”문제는 코로나19가 종식되도 지금처럼 노동비용 부담이 큰 상황이라면 누적된 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폐업하는 이들이 계속 속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최저임금의 경우 업종·지역·규모에 따라 차등화하는 쪽으로 수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성 교수는 “한번 결정된 임금은 조정이 어려워 일종의 ‘하방(下方) 경직성’을 지니기 때문에 급증한 노동비용 부담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서울 강남과 지방 도시간 여건 차이가 분명히 있듯 최저임금에도 차등화를 두는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 52시간’으로 인한 경직된 노동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개별 업종과 직무의 특성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성 교수는 “노동시간을 단축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필요 이상으로 노동 시간을 경직적으로 운영한 게 문제”라며 “‘주 단위 최대근로시간 제한’은 노동 생산성을 떨어트리고, 근로 환경 변화는 또 다시 상권 불황에 영향을 주는 등의 부작용이 크다”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최저임금과 노동시간 문제가 개선된 상황에서 자영업자에게 ‘긴급 고용안정지원금’이나 ‘저리 대출’을 지원할 때 정책적 실효성이 높아질 것으로 봤다. 그는 “경기 대응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대출만 계속 지원한다면 이는 시간이 흘러 상환부담 등의 부메랑이 돼 자영업자만 더 힘들게 할 수 있다”며 “대출 지원 뿐만 아니라 효율적인 사후 관리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소비 진작을 위해 부동산 등 각종 증세도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 교수는 “최근 1주택 소유를 비롯해 실제 거주 수요자에게까지 확대되고 있는 조세 부담은 일반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위축시켜 전반적인 소비 수요를 감소시킬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며 “수요가 확대되지 않는 한 경기회복은 장담하기 어려운 만큼 증세 정책도 손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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