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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같아서는 아이의 손을 잡고 학교에 바래다주고 싶지만 ‘언제까지나 그럴 수는 없다’고 마음을 다잡고 그냥 보낸다. 아이는 학교 가는 길이 마냥 신나기만 한데, 아이가 가버린 자리에 표현하기 어려운 불안함이 문득 엄마에게 스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한동안 뉴스를 볼 때마다 가슴이 덜컥했던 ‘민식 군’의 사연은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자동차 사고로 아이를 잃는다는 것은 특히 초등학생 아이를 둔 엄마에겐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녹색엄마의 한 사람으로 오랫동안 등굣길 봉사활동과 수많은 거리캠페인을 하면서 어린이 보호구역 내 불법 주·정차 근절과 제한속도 준수를 외쳐봤지만 좀처럼 변하지 않는 시민 의식에 큰 한계를 느끼곤 했다.
어린이 보호구역은 말 그대로 우리 어린이들이 절대적으로 보호받아야 하고 안전해야 하는 곳이다. 운전자들은 어린이 보호구역 내에서 돌발 상황이 발생할 때 즉시 정지할 수 있도록 서행하는 것이 법 규정을 떠나 안전운전의 기본상식이고 도리다.
아이들은 어른이 아니다. “넘어지니 뛰지 말고 살살 걸어 다녀라!”, “차 조심해라!” 라고 아무리 말해도 소용없다. 아이들은 등하굣길에 친구들을 만나 서로 웃고 장난치다가 또 정신없이 뛰고 쫓아간다. 그 장소가 도로이건 운동장이건 학교 교실이건 가리지 않는다. 아무리 주의를 주고 가르쳐도 아이들은 아직은 어쩔 수 없는 아이들이다. 아이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어른들이 무조건 조심하고 또 조심할 수밖에 없다.
어린이 보호구역 교통사고에 대해 처벌을 강화한 민식이법(개정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지 세 달 남짓 지났다. 그런데 일부에선 처벌 수위가 과하다며 법의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어린이 보호구역 내 교통사고는 과실 범죄인데 음주운전 교통사고와 처벌 형량이 비슷해서 부당하다는 것이다.
어린이 보호구역을 설치해 특별히 관리하는 것은 우리 어른들이 어린이들에게 최소한의 약속을 하는 것과 같다. 적어도 이 구역에서는 어린이들의 안전이 최우선이고 그래서 어른들이 어린이들의 안전은 무조건 지켜준다는 약속 말이다. 그런데 이 구역에서조차 어린이들의 안전을 지켜주지 못한다면 ‘어린이 보호구역’이란 말은 허망한 공염불에 그치고 말 것이다.
민식이법은 모든 운전자들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어린이들이 진정한 주인인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만큼은 어린이들의 안전을 지켜주자는 법이다. 더는 우리 사회의 미래인 어린이들이 절대적으로 보호받아야 하는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교통사고로 소중한 생명을 잃는 일은 없어야 한다.
최근 일부 정치권에서 이 법의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모처럼 조성된 전 사회적 교통사고 감소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될 수 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아이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 조성을 위해 정부와 국회, 지자체 그리고 우리 모두가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어린이가 안전하고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