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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잊은 그대'…백화점, 액티브 시니어에 성장 지속

함지현 기자I 2020.02.28 06:30:00

모델 강좌부터 사진 강의까지 시니어 즐길거리 제공
롯데百, 작년 문화센터 50대 이상 비중 24%…전년 比 10%↑
에이지리스 매장도 주목…5060 컨템포러리 매출 급증

지난해 실시한 현대백화점 시니어 패셔니스타 콘테스트(사진=현대백화점)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젊은이들 못지않게 유행에 민감하고 꾸미는 데 관심이 많은 시니어들이 늘고 있다. 경제적 여유를 바탕으로 본인이 원하는 소비를 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단순한 구매가 아니다. 패션과 개성에 대한 관심은 물론 즐길 거리를 찾는 데에도 돈을 아끼지 않는다. 이른바 ‘액티브 시니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통가 소비의 정점인 백화점들은 이같은 액티브 시니어를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문화센터 강좌가 대표적이다. 시니어들 역시 호응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압구정본점 등 현대백화점 전국 15개 점포 문화센터에서 모델 워킹, 자세교정 등을 배우는 ‘시니어 모델 강좌’를 열었다.

모델을 꿈꾸며 백화점 문화센터나 전문 아카데미를 찾는 50대 이상의 고객들이 증가하면서 지난 2016년에는 2000여명이던 수강생은 지난해 3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60대 이상을 대상으로 시니어 모델 선발대회인 ‘시니어 패셔니스타 콘테스트’를 개최했는데, 1500여 명이 지원할 정도로 큰 주목을 받았다.

사진 강좌를 수강하는 5060 고객이 늘어남에 따라 사진 강좌의 내용도 바뀌고 있다. 과거 문화센터 사진 강좌는 ‘DSLR 카메라’와 같은 전문 사진 장비를 활용한 강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스마트폰으로 사진 찍는 법’과 같은 강좌가 대폭 늘어났다.

롯데백화점 역시 셀프뷰티, 사진여행, 생활영어, 댄스 등 시니어를 대상으로 다양한 강좌를 준비했다. 이런 전략이 시니어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며 지난 2018년 13.7%이던 50대 이상 고객 문화센터 구성비는 지난해 24.4%로 전년 대비 10.7%포인트 가량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50대 이상만 수강신청을 할 수 있는 ‘시니어 전용 강좌’를 30% 가까이 늘릴 방침이다.

백화점들은 이렇게 놀 거리를 찾아 점포를 방문하는 액티브 시니어들의 구매력에도 주목하고 이들의 구미를 당길만한 다양한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에이지리스(Ageless, 나이 경계가 없는) 편집숍 ‘코너스’를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목동점과 11월 판교점, 올 2월 킨텍스점에 이어 올해 3월과 4월 미아점과 신촌점에도 잇따라 오픈할 계획이다.

2030은 물론 5060까지 모든 연령대의 여성 고객에게 다양한 상품을 제안하는 공간이다. 기존 백화점에서 판매하지 않았던 브랜드들의 모자·머플러·가방·액세사리등 패션잡화 아이템과 리빙·테이블웨어 등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을 선보이는 게 특징이다.

특히 판교점 코너스는 매장 절반을 드라이 플라워를 활용한 장식물을 만드는 ‘플라워온실’, 지갑·열쇠고리 등을 만들 수 있는 가죽공방 ‘토글’ 등 클래스 등도 진행한다.

신세계는 초프리미엄 맞춤 셔츠 브랜드 분더샵 카미치에를 운영하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로 가격대가 만만치 않은 만큼 5060 남성 고객들의 매출 비중이 절반에 육박한다. 더욱이 맞춤을 의뢰한 고객들의 대부분이 100수 이상의 수입 원단으로 의뢰하는 등 꾸미는데 적극적인 5060이 대세임을 입증하고 있다.

이같은 수요로 인해 신세계백화점 5060 남성의 컨템포러리 매출 신장률은 매년 증가세다. 50대는 2017년 전년 대비 3.5%, 2018년 6.6%에서 2019년 20.1%로 급증했고 60대는 2017년 5.8%, 2018년 14.9%, 2019년 17.2%로 증가했다.

롯데백화점도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패션 편집숍 ‘모디움’을 운영 중이다. 모자, 머플러, 액세서리 등 잡화 상품들은 물론 지팡이, 패션 돋보기 제품 등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고 있는 가운데 사회 전반에 걸쳐 ‘나’를 적극 드러내는 것에 5060 고객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사회적인 트렌드를 반영한 매장 운영과 강좌 기획 등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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