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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오페라를 작곡하며 살았던 이탈리아의 작곡가 자코모 푸치니(1858~1924)가 남겼다는 말이다. ‘라보엠’ ‘토스카’ ‘나비부인’ ‘투란도트’ 등을 남긴 그가 태어난지 올해로 160년이다. 마침 오페라 상륙 70년을 맞은 한국 오페라계도 푸치니의 작품을 연속으로 공연한다. 낭만적이면서 극적인 푸치니의 오페라 세계를 탐험할 적기다.
△이탈리아 오페라의 상징
푸치니는 베르디의 후계자이자 이탈리아 오페라의 상징이다. 베르디의 ‘아이다’를 보고 오페라 작곡가로 살기로 결심했다. 이탈리아가 낳은 최고의 오페라 작곡가로서 오페라의 전통을 잇고 근대 오페라로의 길을 열었다고 평가받는다.
‘라보엠’은 푸치니의 대표작 중 하나다. 앙리 뮈르제의 소설 ‘보헤미안의 생활’이 원작으로 19세기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가난하지만 꿈과 사랑을 위해 살아가는 젊은 예술가들의 삶을 다룬다. 1896년 이탈리아 토리노의 왕립오페라극장에서 초연했다.
6월13일부터 15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푸치니 최대의 역작을 확인할 수 있다. 수지오페라단은 이탈리아 파르마 왕립극장의 프로덕션을 그대로 옮겨와 공연을 올린다. 18세기 유럽을 그대로 옮긴 듯한 무대에 75인조로 구성한 대규모 오케스타라와 100여 명에 달하는 합창단과 연기자가 출연한다.
△사랑 위해 목숨 바치다
푸치니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솔직했다. 유부녀와 격정적인 사랑에 빠져 결혼한 후에도 스캔들에 휘말리곤 했다. 이러한 성향은 작품에 그대로 녹았다. 연인을 위해 목숨을 바치거나 죽음을 무릅쓴 러브스토리가 잦다. 여성의 감성을 표현하는데 탁월해 아름다운 아리아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1904년에 초연한 오페라 ‘나비부인’에서 푸치니가 추구한 무조건적이고 애절하며 격정적인 사랑을 확인할 수 있다. 20세기 초 일본의 항구도시 나가사키를 배경으로 미국에서 온 해군중위를 사랑한 어린 게이샤의 이야기다. 남자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지만 어그러진 사랑에 스스로 목숨을 내놓는다. 사랑하는 이가 수평선 너머 돌아올 것이라 믿으며 부르는 ‘어느 갠 날’(Un bel di vedremo)이 특히 유명하다. 나비부인의 애절한 사랑은 대구오페라하우스가 27일과 28일 공연하는 ‘나비부인’에서 볼 수 있다.
△미완성 ‘투란도트’, 당인리로 가다
아리아 ‘공주는 잠 못 이루고’(Nessun Dorma)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오페라 ‘투란도트’는 푸치니에게 불멸의 명성을 안겼다. 동명 희곡을 기초로 중국의 공주인 투란도트와 망국의 왕자인 칼라프의 이야기다. “지금까지 쓴 내 오페라는 모두 버려도 좋다”고 호언장담했다던 푸치니는 ‘투란도트’를 미처 완성하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미완성으로 남을 뻔했으나 다른 이가 완성해 1926년에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했다.
푸치니 탄생 160년을 맞아 한국에서 선보이는 ‘투란도트’는 독특하다. 서울오페라단은 오페라의 상징과도 같은 오리엔탈리즘 대신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가져왔다. 배경을 중국이 아닌 당인리 발전소로 옮기고 문명이 멸망한 미래의 시공간으로 설정했다. 원작에서 권력의 정점에 있었던 투란도트 공주는 비극적인 현실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로 등장한다. 26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종로구에 있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상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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