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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팔겠다는 사람도, 사겠다는 사람도 없어요. 요새는 전화 문의조차도 뜸합니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작된 후 맞은 첫 주말. 일선 공인중개사들은 그야말로 거래 절벽이라고 입을 모았다. 팔 사람은 이미 지난달 말까지 다 내다팔아 다주택자 매물은 자취를 감췄다. 일부 매물이 있어도 매수자들이 관망세를 보여 거래가 성사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동안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개점 휴업 상태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양도세 중과세가 시작된 이후 서울 주요지역 아파트 거래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다. 지난달 말까지 아파트 매매 거래가 활발했던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와 마용성(마포·용산 성동구)는 이제 매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 양도세 중과에서 자유로운 매물은 호가가 너무 높아 매수자들은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서초구 잠원동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양도세 중과를 앞두고 매도인들은 지난달 말까지 주택 정리에 상당히 신경을 썼고 매수자들은 3월 초순부터 이미 많이 관망세로 돌아섰다”며 “현재는 호가만 상당히 올라 있는 상태인데 매수자들이 사려는 가격과 차이가 커서 거래를 미루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설령 가격이 떨어진다고 해도 매수자들이 섣불리 매수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이나 신(新) 총부채상환비율(DTI),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 등 대출 규제 강화로 금융권에서 돈을 빌 수 있는 한도가 줄어든데다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일선 공인중개사들은 이같은 거래 절벽 상황이 적어도 6·13 지방선거가 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방선거가 끝나야 재건축 단지 등에서 어느 정도 사업 진전이 있을 테고 집을 판 이들이 정부의 보유세 인상 논의 과정을 봐가면서 새로운 투자처를 찾지 않겠냐는 분석에서다.
변창흠 세종대 교수는 ”양도세 중과 뿐 아니라 금리 인상, 대출 규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시행, 보유세 인상에 공급 물량까지 시장 활성화 측면에서 보면 상황이 좋지 않다”며 “지금까지 집값이 과도하게 올랐던 측면이 있는데 현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이 이뤄지면 상당기간 조정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