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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푸조 3008 GT - 프렌치 SUV의 이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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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은 기자I 2017.11.06 07:37:06
[이데일리 오토in 김하은 기자] 기자는 개인적으로 SUV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SUV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지금의 흐름이 그리 달갑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어느새 페라리나 람보르기니 같은 브랜드들이 SUV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을 본다면 그 행동이 이해가 되지만 또 반대로는 참으로 아쉬워 ‘개탄스럽다’는 표현을 쓰고 싶을 정도다.

하지만 그럼에도 분명히 좋은 SUV는 존재한다. 바로 오늘 만난 푸조 3008 GT처럼 말이다.

감각적인 프렌치 SUV

푸조의 미덕 중 하나는 바로 디자인에 있다. C 세그먼트 SUV치고는 다소 큰 편이라 할 수 있는 체격을 갖춘 3008 GT는 무척 세련되면서도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자랑한다. 실제 4,450mm의 전장과 1,840mm의 전폭 그리고 1,625mm의 전고로 구성된 캔버스에는 감각적인 투톤 디자인이 적용되고, 또 흔해빠진 디자인이 아닌 독특한 감성이 돋보인다. 참고로 3008 GT의 휠베이스는 2,675mm이며 공차중량은 1,660kg이다.

가장 먼저 돋보이는 건 역시 전면 디자인이다. 입체적인 실루엣이 돋보이는 헤드라이트와 프론트 그릴을 통해 비슷한 체격을 가진 SUV 중 가장 역동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을 자랑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과거의 푸조가 선보인 디자인과 비교를 한다면 참 많이 변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푸조의 감성’이 드러나는 디자인이다.

측면 디자인은 최근 디자인 분야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플루팅 루프’ C 필러 디자인을 적용하면서 더욱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완성했다. 그 아래 높은 보닛 라인에서 이어지는 숄더 라인과 프론트 펜더로 차량의 볼륨감을 더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를 통해 푸조 3008 GT는 스포티하고 세련되면서 여유로운 이미지를 연출한다.

끝으로 사자가 할퀸 푸조 고유의 실루엣이 적용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이어진 검은색 패널로 시작되는 후면의 디자인 전면에서 선보인 화려하고 세련된 감성을 그대로 이어 받지 않고 깔끔함을 더하는 모습이다. 솔직히 전면 디자인을 생각하면 더 화려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이 정도로도 충분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훔치고 싶은 공간, 푸조 3008 GT의 i-콕핏

푸조 3008 GT를 비롯해 최신의 푸조 차량들이 선보이고 있는 가장 큰 무기는 바로 실내 공간이다. 푸조의 최신 i-콕핏은 역동적인 감성과 세련된 실루엣, 그리고 고급스러운 감성을 자아낸다. 게다가 이런 디자인의 개선 속에서도 기능적인 만족감까지 높였으니 무척 매력적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참고로 3008 GT는 실내 공간에 직물 및 스티치 등이 더해져 스타일까지 살려 더욱 매력적이다.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가죽과 우레탄, 플라스틱과 광택 소재 그리고 직물 소재의 절묘한 조합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역동성과 기능성이 돋보이는 ‘운전자 중심의 설계’를 구성한다. 사용성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미래적인 감성이 더해진 컨트롤 패널과 팝업 스타일의 디스플레이 패널이 우수한 한글화를 통해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제공한다. 한편 컴팩트한 크기의 스티어링 휠 역시 만족의 대상이다.

푸조 3008 GT에는 스포티한 감성의 시트가 적용되었지만 착좌감이나 안락함을 잊지 않았다. 실제 체격이 큰 기자가 앉더라도 레그룸과 헤드룸도 넉넉해 체격이 큰 운전자도 부담 없이 앉을 수 있다. 게다가 허벅지 시트의 거리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무척 마음에 드는 요소다. 사실 기존 3008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스포티한 감성이 덜한 것은 사실이지만 가죽과 직물을 조합하고 홀딩력을 강화한 시트만으로도 충분히 메리트가 있다.

2열 공간은 성인 남성 두 명이 편하게 앉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됐다. 실제 2열 시트에 앉아보면 헤드 룸이 넓은 편이고 시트의 기본적인 구성이 우수한 탓에 장거리 주행에서도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것 같다. 다만 2열 공간을 위한 USB 포트 부재는 다소 아쉬운 점이다.

푸조 3008 GT의 실내 공간을 살펴보면 디테일에 꽤 놀라게 된다. 먼저 가죽과 우레탄의 조합 외에도 직물을 더하는 센스가 무척 인상적이며 이러한 직물 소재를 고급스럽게 구성한 점도 무척 인상적이다. 아마도 인테리어의 소재와 처리를 담당하는 부서에서는 이러한 결실을 위해 정말 많은 고민을 한 것 같다. 여기에 메탈 피니시의 페달 킷도 매력적인 존재다.

차량의 크기가 다소 컴팩트하여 적재 공간에 대한 아쉬움이 있을 수 있지만 막상 푸조 3008 GT의 적재 공간은 상당히 넓은 편이다. 기본적인 적재 공간은 500L로 비슷한 체격을 가진 SUV보다 살짝 우위를 점하며 2열 시트 폴딩 시에도 최대 1,580L에 이르는 넉넉한 적재 공간을 자랑한다. 이를 통해 드라이빙의 즐거움과 다양한 아웃도어 라이프를 공유할 수 있다.

드라이빙의 매력을 더하는 파워트레인

푸조 3008 GT의 보닛 아래에는 2.0L 블루 HDi 엔진이 탑재된다. 이 엔진은 푸조 308 GT 및 508 RXH 등에서 경쟁력을 과시한 엔진이다. 친환경적인 부분에서는 유로 6 규제를 충족시키는 클린 디젤 엔진이지만 최고 출력 180마력과 40.8kg.m(@2,000RPM)의 토크를 내는 터프함도 갖췄다. 여기에 EAT 6단 자동 변속기를 통해 전륜으로 출력을 전달하며 공인 연비는 리터 당 13.0km(복합 기준, 도심 12.0km/L 고속 14.3km/L)이다.

드라이빙의 재미를 더한 푸조 3008 GT

이미 푸조 3008 GT 라인의 시승을 통해 푸조 3008의 전반적인 만족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의 3008 GT는 확실히 다른 존재다. 공차중량이 늘어났다고 해도 60마력이 상승한 파워트레인의 영향은 상당히 클 수 밖에 업다. 그 차이에서 어떤 변화를 느낄 수 있을지 무척 궁금했고, 308 GT에서 느꼈던 그 만족감을 다시 만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

바로 도어를 열고 시트에 앉아 포지션을 조절했다. 개인적으로 i-콕핏이 무척 마음에 들어, 어서 308이나 208 같은 승용 모델 쪽에도 적용되길 바라고 있다. 각설하고, 시동이 걸린 3008 GT는 꽤나 정숙했다. 디젤 엔진 고유의 소음이 들렸지만 진동은 상당히 잘 억제되는 기대 이상의 모습이었다.

기어 레버를 당기고 본격적인 주행에 나서면 풍부한 토크를 기반으로 하는 묵직함이 돋보인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곧바로 푸조 특유의 경쾌한 감성이 더해지며 무게감 있는 가속보다는 편하고 산뜻한 가속이 전해진다. 압도적인 가속력은 아니지만 최근 1.6L 디젤 엔진들만 활약했던 푸조, 시트로엥의 라인업에 날카로운 맛을 더하기 충분한 수준이다.

과장을 하기 보다는 덜어내는 것이 익숙한 푸조라 가속 상황에서의 감성을 과장하지 않는다. 우악스럽게 사운드를 꾸미거나 고출력 모델임을 강조하는 거친 반응은 하나 없이 매끄럽게 가속하는 모습이 무척 좋았다.

게다가 고속으로 가더라도 엔진의 사운드를 적극적으로 부풀리지 않고 편안하게 실내 공간에 전한다. 한편 늘어난 배기량, 높아진 출력 덕에 추월 가속이나 고속 주행 시의 부담이 확실히 줄어든 모습이다. 말 그대로, 배기량의 차이가 만드는 그 힘과 여유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GT라는 이름을 더하며 스포티한 감성을 강조했으나 변속기는 특별한 것이 없다. EAT 6단 자동 변속기는 그저 평범하면서도 만족스러운 반응, 변속 속도를 보이며 운전자의 의지를 고스란히 전해줘 특별히 불만을 가지거나 아쉬움이 남는 일은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다단화의 추세에 맞춰 푸조 역시 조금 더 다단화된 변속기를 채용해, 강점이라 할 수 있는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조향에 따라 경쾌하게 움직이는 차체는 컴팩트한 스티어링 휠과 함께 조화를 이뤄 일상적인 도심 주행은 물론 빠른 조향 상황에서도 우수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 감성은 여느 푸조의 차량에서도 느낄 수 있는 ‘일관된 브랜드의 컬러’다. 참고로 이러한 차량 움직임에 출력이 더해졌다는 생각을 하니 곧바로 교외의 산길로 와인딩을 즐기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실제로 서스펜션의 상하 움직임은 다소 크고 또 롤링도 제법 느껴지는 편이지만 지상고를 고려한다면 나름대로 훌륭히 억제되었고, 운전자가 조금 더 역동적인 주행을 원한다면 아무런 일이 없다는 듯 이를 수행하는 완숙미를 갖췄다. 이런 움직임 때문일까? 시승을 하는 내내 조금 더 리드미컬한 주행을 추구하는 기자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참 주행을 하던 중 센터 터널의 스포츠 버튼을 눌러 다이내믹 모드를 활성화시켰다. 스포츠 버튼이 붉게 변하며 차량의 성격이 변한다. 이 때의 3008 GT는 RPM을 폭넓게 활용하며 가상의 엔진 사운드를 실내 공간에 더한다. 엔진 본연의 사운드는 아니지만 일상 생활에서 즐거움을 추구하기엔 충분한 사운드도 꽤 풍성한 공간감이 느껴져 매력을 느껴질 수 있을 여지가 충분했던 것 같다.

한편 시승을 하는 동안 누적된 연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따로 연비 주행을 하거나 특정한 상황을 대입한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설명이 어렵지만 3008 GT는 시승을 하는 동안 21.2km/L라는 우수한 연비를 자랑하며 그 매력을 과시했다. 다만, GT가 아닌 평소의 푸조 였다면 조금 더 뛰어난 효율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좋은점: 강인한 파워트레인과 푸조의 즐거운 드라이빙의 조화

안좋은점: 시장에서의 부족한 가격 경쟁력

60마력의 차이가 만드는 가치

푸조 3008 GT는 기존 GT 라인대비 60마력이 늘어났고, 또 그 이상의 즐거움을 더하게 됐다. 감각적인 디자인, 실용적인 공간, 그리고 즐거우면서도 효율적인 드라이빙이 푸조 3008 GT라는 그릇에 모여 있다는 게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물론 가격적인 부분에서는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으나 충분히 지불할 가치가 있는 존재라 보인다.

그 동안 다소 심심했던 푸조의 라인업에 새로운 활력을 더하는 3008 GT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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