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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사진) LG전자(066570) 부회장은 작년 최고경영자(CEO) 취임 후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 사업본부에 업무 역량의 절반 이상을 쏟아 붓고 있다. 일주일에 두 차례나 MC사업본부를 직접 챙기면서 스마트폰 살리기에 ‘올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에 스마트폰은 ‘아픈 손가락’이다. 경쟁사보다 늦게 진출한데다 ‘G4’, ‘G5’의 잇단 판매부진으로 1년 반째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 흑자전환은 단순히 한 사업본부의 정상화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모바일은 미래 사물인터넷 시대에서 각종 가전과 연결되는 핵심 플랫폼 역할을 하기 때문에 LG전자로서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사업이다.
이달 출시한 ‘G6’는 부활의 신호탄을 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애틀러스리서치에 따르면 G6는 출시 첫주인 3월 둘째주 국내 스마트폰 시장 판매 1위에 올랐다. 내달 초에는 LG의 주요 시장인 북미에서도 본격 제품을 출시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기세를 이어 갈 예정이다.
조 부회장은 ‘세탁기 장인’ 출신답게 취임 후 경쟁사 스마트폰 10여대를 직접 뜯어 보는 등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졌다. 그는 과거 H&A사업본부장에 취임한 뒤 청소기를 분석하기 위해 회사 집무실 바닥을 마룻바닥으로 바꿀 정도로 기술에 대한 관심이 비상한 CEO다.
조 부회장은 지난 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에서 기자들과 만나 “취임 후 업무의 50%정도를 모바일 쪽에 신경 썼다. 직접 보니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상당히 치열하더라”며 “세탁기 등 가전에서 좋은 부품을 쓰고도 값싼 부품을 쓰는 타사 제품과 유사한 가격을 뽑아낸 적이 있었는데 스마트폰에도 이런 경험을 접목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전자업계에서는 조 부회장의 제조 및 안정적인 품질관리 경험이 올해 MC사업본부 실적에 청신호를 가져올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틈새시장을 주로 공략한 LG 스마트폰은 G6를 통해, 올해 주요 경쟁사들이 채택 예정인 18:9 비율 ‘풀비전’ 디스플레이를 선제 적용하는 등 보편성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또한 MWC 2017에서 “이미 보편화된 스마트폰 시장에서 불필요한 혁신을 위해 힘을 빼기보다 불특정 다수 고객이 진짜 원하는 부분을 찾아서 그 부분을 만족시켜 주겠다”면서도 “혁신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다. 모바일은 스마트카, 사물인터넷, 로봇, 스마트홈 등의 핵심 플랫폼으로 계속 발전해 가야 하는 분야”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