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11월 부처 출범 당시 감염병 대응업무까지 총괄하는 특수재난실이 신설됐지만 현재 해당 부처에는 감염병 관련 보건의료 박사학위 등을 가진 전문가는 없다. 안전처 고위관계자는 “보건복지부에서 파견 온 행정직 공무원이 보건의료 쪽을 맡고 있고 현재 부처 소속 감염병 전문가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직제시행 규칙 및 채용공고에 따르면, 특수재난실은 고위공무원(가급) 실장 아래 과장급 담당관(14명) 등으로 구성돼 감염병을 비롯한 대형교통사고, 가축질병, 원자력 안전 등을 맡게 된다. 그동안 안전처는 감염병 분야에 보건복지부 파견 공무원만 배치했다. 게다가 최근 메르스 사태가 확산되자 상주해온 파견 공무원마저 복지부로 복귀한 상태다.
올해 안전처 예산에서도 감염병 관련 예산은 배정되지 않았다. 국민안전의식 선진화(17억), 복지역량강화(50억) 등의 사업예산은 증액됐지만, 감염병 예방예산은 아예 반영조차 안 했다. 안전처 담당자는 “안전처가 재난안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지만, 감염병 분야는 보건복지부가 대응하는 분야여서 안전처에는 예산이 반영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전처 소관법률에는 안전처가 감염병 등 사회재난에 대응을 하도록 권한과 책임이 규정돼 있다는 점에서 책임을 방기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재난및안전관리기본법(3조)에 따르면, 안전처는 감염병 등 사회재난 발생 시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안전관리 책임을 맡도록 돼 있다.
안전 전문가들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하는 안전처가 전문성 부족으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한국방재안전학회 상임고문)는 “뒤늦게 긴급재난 문자를 발송한 경우만 봐도 안전처가 총괄 역할을 하기는커녕 우왕좌왕하기만 했다”며 “보건복지부만으로 대처하기 힘든 상황에서 안전처가 선제적으로 대응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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