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6일 부활한 재형저축이 70~80년대 한국경제를 일으킨 중장년층의 아련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서민의 재산 형성을 돕기 위해 1976년 도입된 재형저축은 파격적인 혜택에 힘입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인기 엄청 좋았죠. 소득공제와 이자소득세 면제는 물론 고금리에 아파트 당첨권까지 받을 수 있었어요.” 금융감독원 한 간부는 1983년 장가 밑천 마련을 위해 가입했던 재형저축에 대해 이렇게 회고했다.
이 간부는 “매달 8만원씩 3년간 부었더니 423만원을 손에 쥘 수 있었다. 지금 돈으로 환산하면 꽤 큰돈이다. 집도 구하고 장가 밑천으로 썼다”고 소개했다. 원금 납입금액이 288만원이고, 만기 수령액이 423만원이니, 3년간 누적수익률은 47%, 연 수익률은 평균 15%를 넘어서는 셈이다.
70년대로 거슬로 올라가면 재형저축은 말그대로 로또에 가까웠다. 77년 한 해에만 가입자 100만 명, 계약금액 3300억원을 돌파했다. 이자 일부를 정부에서 보전해주는 방식이어서 금리가 일반 적금의 배가 넘었고, 일부는 연 30%에 달했다. 50대 중반의 S씨는 “그땐 재형저축으로 집을 사는 경우도 많았다”고 전했다.
재형저축은 이렇게 1990년대 초반까지 근로자들의 ‘필수 재테크’ 수단으로 꼽혔다. 그러나 시중금리 초과분을 충당해주던 정부 재정이 바닥나면서 1995년 폐지됐다.
2013년 새롭게 도입된 재형저축은 성격이 많이 달라졌다. 옛날처럼 큰 재산을 형성하긴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다만 재테크 수단으로선 여전히 짭잘하다. 시중금리가 연 3% 안팎에 그치고 있다는 점에서 연 4%대 금리는 가입자들에게 큰 메리트가 될 수 있다.
만약 조금 더 수익을 내고 싶다면 재형저축과 함께 ‘재형저축펀드’에 투자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하다. 위험 부담을 감수한다면 국내외 주식형을, 욕심을 조금 버린다면 채권형이나 채권혼합형 등을 노려봄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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