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현정 기자] 김승유 하나금융지주(086790) 회장이 외환은행과의 시너지가 제대로 발휘될 경우 신한금융도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퇴임 후에도 영향력을 유지하는게 아니냐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선 모든 권한을 김정태 회장 내정자에 일임하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달말 임기가 만료되는 김 회장은 지난 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사실상 고별 기자간담회를 갖고, 사퇴를 앞둔 심경과 향후 계획 등을 밝혔다.
김 회장은 우선 외환은행과의 통합이 무난히 이뤄질 경우 "기존에 순이익 1위인 신한금융을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국내 금융지주회사 1위 탈환을 자신했다. 또 "시너지를 고려할 때 다시 기회가 와도 외환은행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해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지난 2007년 LG카드 인수전은 국내 금융권 최대 인수·합병(M&A)이었다"며 "당시 하나금융도 카드산업 육성 차원에서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잘 안됐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LG카드 인수에 성공했을 경우 보다 빨리 선두권으로 치고 나갔을 것이란 설명이다.
외환은행과의 조속한 통합도 강조했다. 김 회장은 "5년간 외환은행 독립경영을 보장하기로 했지만 IT와 카드부문은 통합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간 임금격차에 대해선 성과급 체계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외환은행은 책임자 이상의 비율이 높아 인건비가 높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두 은행간 임금차이는 거의 없다"며 "성과에 따른 특별보너스만 제대로 지급돼도 임금격차를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지난 47년 금융인 생활을 대과없이 마칠 수 있어 그 누구보다도 행복하다"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
퇴임 후엔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그는 "하나금융 이사로서 경영에 직접적으로 참여할 생각은 없다. 특정분야에 대한 자문이나 조언은 가능하겠지만 기본적으로 경영에 개입해선 안된다"면서 선을 그었다.
차기 하나금융 사장과 행장 선임건 역시 "새로운 회장과 호흡을 맞춰야 하는 사람들이니 김정태 회장의 의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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