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화설비와 운전자본 투자에 대규모 현금을 쏟아부으면서 빚이 산더미처럼 쌓인 탓이다. 모두 정제마진으로 갚아나가야 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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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익개선 불구 재무레버리지 확대 우려"
지난 6일 글로벌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에너지의 신용등급(Baa2)을 하향 검토한다고 밝혔다. 영업이익 개선에도 불구하고 악화된 재무 레버리지(leverage)의 개선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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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란 돈은 재무활동을 통해 충당했다. 9월 말 현재 총차입금은 8조7027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52.3% 급증했다.(왼쪽 그래프)
다른 정유사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GS칼텍스는 같은 기간 2조7820억원의 FCF 적자를 냈다. 3년 연속 부의 현금흐름을 지속했다. 차입금은 대폭 치솟았다.
에쓰오일은 상대적으로 설비투자 규모가 크지 않았지만 1~9월 운전자본 증가와 외환손실 등으로 3조108억원의 FCF 부족을 경험했다. 현대오일뱅크는 1조246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최근 수년 간 고도화시설과 운전자본 투자, 환차손 등으로 정유업체들의 재무부담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또 "비록 지난해 4분기부터는 유가하락에 힘입어 운전자본 투자 부담이 다소 줄어들었지만, 정유업체들은 기존의 설비투자 계획을 축소하거나 취소하는 등 방식으로 무거워진 재무부담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 "향후 12~18개월은 업황 나쁘다"
무디스는 SK에너지에 대한 보고서에서 "향후 12~18개월 동안은 정유업황이 부진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석유제품 수요는 감소하고, 영업과 재무 차원에서의 부담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 국내 신평사 관계자도 "정유업체들의 수익성이 좋지 않고, 재무구조의 빠른 개선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향후 정유업체들은 내부 창출현금 안에서 투자비용을 적절히 조절하면서 재무부담의 균형을 유지하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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