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이데일리 의뢰로 지난 18일부터 19일까지 전국 만 18세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 결과를 보면 ‘사모펀드 MBK가 고려아연을 인수할 경우 단기차익 실현 등을 추구해 기업가치가 하락하고 장기적인 성장성이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에 공감하는냐’는 질문에 60.5%가 공감한다는 답변을 내놨다. 22.5%는 공감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17.0%는 잘 모른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감한다고 답한 응답자 중에서는 40대(72.1%)와 50대(67.8%)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주식·경제에 관심이 있는 국민 중에서는 67%가, 사모펀드를 인지하고 있는 국민 중에서는 66.6%가 고려아연의 기업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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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최 회장 측은 신재생에너지,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 등 3가지 사업을 주축으로 한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을 통해 2033년까지 기업가치를 70조원으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이미 제시한 바 있다. 경영권 인수를 시도하는 MBK·영풍 연합 측은 지난 3년간 고려아연의 투자자본수익률(ROCE)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지속 하락했다고 지적하며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설문조사에 응한 국민 중 상당수는 기술 유출에 대해서도 우려를 보였다. ‘사모펀드 인수 시 기술 유출 주장에 동의하냐’는 질문에 64.8%가 동의한다는 답변을 내놨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22.8%로 동의한다는 의견이 3배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MBK·영풍 연합의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 시도 초기부터 기술 유출 우려가 제기됐다. 향후 MBK·영풍이 고려아연을 해외 매각할 경우 “국가기간산업 및 이차전지 소재 관련 핵심 기술 역량이 해외로 유출될 부작용도 우려된다”는 게 고려아연 측 주장이다. 고려아연은 이에 대비해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전구체 원천 기술을 국가핵심기술과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받았다.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이 해당 기술을 외국 기업 등에 매각 또는 이전 등의 방법으로 수출하거나 해외 인수·합병과 합작투자 등 외국인 투자를 진행할 때는 산업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다만 MBK 측은 이러한 기술유출 논란에 대해 “영풍과 10년짜리 주주 간 계약을 맺었다”며 “오랜 기간 투자할 것이고 ‘먹튀’ 등 논란이 될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MBK·영풍과 최 회장은 내년 1월 23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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