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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에 정직할 사람 뽑았다"…코로나에도 투표소 열기

이소현 기자I 2022.03.09 09:46:04

9일 제20대 대통령선거 투표소 둘러보니
이른 시각부터 투표소 유권자들 발길 이어져
코로나19 사태 이후 치르는 ‘세 번째 선거’
체온측정·손소독·비닐장갑 착용…“이젠 익숙”

[이데일리 이소현 이수빈 기자] “대통령 선거가 처음이라 설레요.”

9일 오전 7시께 서울 광진구 광장중학교 정문 밖까지 길게 늘어선 투표 대기 줄 틈에 서 있던 재수생인 나모(19·여)씨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대선 투표날인 이날 입시 학원 수업이 평소보다 늦게 시작하면서 학원에 가기 전에 투표하고 싶어서 일찍 투표소를 찾았다. 나씨는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 기대된다”고 말했다.

9일 오전 7시께 서울 광진구 광장중학교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이 정문 밖까지 줄을 서며 기다리고 있다.(사진=이수빈 기자)
이날 오전 6시부터 전국 1만4464개 투표소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가 시작됐다. 최근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며 연일 신규 확진자 수가 20만명을 웃도는 감염 대유행 상황에서도 유권자들의 발길은 투표소로 향했다. 이날 이데일리 취재진이 둘러본 서울 광진구 인근 투표소는 새벽 어스름이 남아 있는 이른 시각부터 투표하러 온 시민으로 가득했다. 광장중학교 선거관리원이 “선거구를 확인해 달라”고 외치자 일부 시민은 바로 옆 광장초등학교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실제 투표 열기는 뜨거운 모습이었다. 투표소를 찾은 한 시민은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투표 열기 봐라 엄청나네”라고 말했다. 광장중학교 선거관리 관계자는 “투표 시작 전인 오전 5시 30분부터 어르신들은 줄을 좀 서 계셨다”며 “6시 좀 넘었을 때부터 학교 밖까지 줄이 길게 늘어섰고, 7시까지 약 200분이 투표하고 가셨는데 아침이라 좀 혼잡스럽다”고 전했다.

오전 7시 10분께 광장초등학교 투표소인 다목적실에 가기 위해 유권자들은 넓은 운동장을 가로질렀다. 다리가 불편한 모습으로 지팡이를 짚고 투표소를 찾은 한 시민은 한참을 걸어서 투표소에 도착하기도 했다.

지난 4~5일 진행한 사전투표와 다르게 이날 본 투표에서는 신분증을 지참한 유권자는 사전투표와 달리 주소지 관할 투표소에서만 할 수 있다. 유권자들은 선거인명부의 등재번호를 알아와야 하는데 이를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사무원들이 등재번호를 찾아주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열리는 세 번째 선거라 유권자들은 투표소 내 방역수칙에도 적응한 모습이었다. 마스크 착용은 물론이고 투표소 내 발열 체크와 손 소독, 거리유지, 비닐장갑 착용 등이 제법 익숙해진 시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각자 투표소로 향한 사정은 달랐다. 새벽 미사를 끝내고 6시 30분부터 줄을 섰다는 정모(62·여)씨는 “줄을 안 서려고 서둘렀는데 30분이나 기다렸다”며 “밖에 서 있느라 추워서 혼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영업을 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너무 장사가 안돼서 폐업했다”며 “버티는 사람들은 돈 주는데 너무 힘들어서 폐업한 사람들은 아무것도 안 도와준다”고 이른 아침 투표장에 나온 이유를 설명했다.

지팡이를 짚고 천천히 투표소로 향하던 박모(62·남)씨는 “공직 생활을 30년 하고 재작년에 은퇴했는데 지난 30년간 새벽에 일어나는 습관이 들어서 평소에도 4시면 일어나고, 집도 이 근처라 투표하러 금방 왔다”며 “지난 30년간 경험을 돌아봤을 때 정치는 정말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버지와 함께 투표소에 온 유모(27·남)씨는 “대선 토론을 보면서 자신의 공약에 정직할 것 같은 사람을 뽑았다”고 말했다. 김영구(80·남)씨는 “대통령 누굴 뽑아도 다 똑같더라”면서도 “그래도 이번엔 경제를 살릴 수 있는 후보가 필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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