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은 지금까지 구순구개열을 6천례 넘게 치료하며, 외형과 기능 장애로 위축돼 있던 많은 환자들이 사회 속에 당당히 어울려 살아가도록 돕고 있다. 오태석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구순구개열 수술 기법이 나날이 발전해 최근에는 수술 부위에 미세한 흉터만 남을 정도로 치료 경과가 좋다. 풍부한 해부학 지식과 수술 경험을 갖춘 의료진과의 정확한 상담을 통해 결손 부위를 적시에 교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첫 수술 중요
구순구개열 환자는 태어난 후부터 얼굴뼈 성장이 끝나는 만 20세까지 평균 18년간 최소 5회 이상 수술을 받게 된다. 모든 성형외과 수술과 마찬가지로 구순구개열 수술도 입술과 입천장을 봉합하는 첫 수술이 가장 중요하다. 첫 수술이 정교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흉터가 남고 봉합 부위가 다시 벌어지거나 비대칭이 생길 수 있다. 이를 다시 교정해야 하는 재수술은 훨씬 어렵다.
일반적으로 입술 봉합은 백일 경에 시행하고 돌 무렵이 되면 입천장을 봉합하는 수술을 진행한다. 하지만 정확한 수술 시기는 구순구개열 정도와 범위, 동반된 선천성 기형, 마취 위험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므로 환자마다 다르다. 구순구개열 환자 중 약 절반은 입술이 갈라진 구순열과 입천장이 갈라진 구개열이 함께 발생한다.
구순열과 구개열이 단독으로 발생하는 비율은 각각 20%, 30% 정도다. 구순열 중에서도 입이 부분적으로만 갈라지기도 하고 콧구멍까지 완전히 갈라지기도 한다. 구개열 역시 입천장만 갈라진 경우도 있지만 잇몸까지 모두 갈라지는 치조열이 동반되는 등 정도와 범위가 다양하다. 전문의와의 정확한 상담을 통해 환자에게 맞는 수술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
1차 수술을 잘 마치고 나면 성장과정에서 나타나는 변형을 교정하는 2차 수술들이 이어진다. 사회성 발달을 고려해 초등학교 입학 전에 코와 입술 변형을 교정한다. 저학년 무렵에는 갈라진 잇몸 사이에 뼈를 이식하고, 얼굴 성장이 끝나는 사춘기 이후에는 최종 코 수술을 진행한다. 상악이 정상적으로 자라지 않은 경우 얼굴뼈 성형까지 마치면 주요 치료가 마무리된다.
◇의료진의 풍부한 지식과 수술 경험 중요
구순구개열은 환자에 따라 조직과 비뚤어진 정도가 제각각이며, 환자 대부분이 1세 미만이라 의료진의 사소한 실수에도 신경과 근육이 손상될 위험이 크다. 증상도 피부와 근육, 연골, 뼈 등 여러 부위에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작은 입술과 입천장에서 이뤄지는 수술이지만 그 안에 모든 성형외과 기법이 총 망라돼 수술 디자인이 매우 복잡하다.
오태석 교수는 “환자마다 개별적인 질환 정도와 발달사항이 달라 결손 부위를 정교하게 재건하려면 의료진의 풍부한 해부학 지식과 수술 경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아산병원은 병원 문을 연 1989년부터 구순구개열 치료를 시작해 지금까지 6,500례가 넘는 수술을 시행해왔다. 2010년부터는 연 300례 이상의 수술을 집도하며 국내 구순구개열 환자 치료에 앞장서고 있다. 입술 봉합(구순성형술)은 1,800례 넘게 진행했으며 ▲입천장 봉합(구개봉합술) 1,700례 ▲잇몸뼈 이식(치조골이식술) 600례 ▲일차 코 변형 교정(구순비교정술) 1,700례 ▲발음장애(구개인두기능부전증) 교정 400례 이상을 시행했다. 수술 후 신경 및 근육 손상, 수술 부위 벌어짐 등의 부작용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협진과 지식 전수 통해 환자의 치료 연속성 보장
구순구개열 치료는 환자 성장과정을 따라 오래 이어지기 때문에 환자가 안정감을 갖고 치료에 임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 치료에 공백이 발생해서는 안 되며 치료의 질도 변함없이 유지돼야 한다. 서울아산병원은 의료진 간 체계적인 지식 전수와 협진을 통해 환자에게 치료의 연속성을 보장하고 있다. 구순구개열 치료의 권위자로 꼽히는 고경석 성형외과 교수의 뒤를 이어 현재 안면기형 및 두경부 재건 전문가인 오태석 성형외과 교수가 구순구개열 수술 및 치료에 중심 역할을 맡고 있다. 구순구개열로 인한 상악과 하악 골격의 부조화와 부정교합을 최종적으로 교정하는 양악수술은 얼굴뼈 및 양악수술 전문가인 최종우 성형외과 교수가 담당하며, 구개열과 치조열 수술은 정우식 성형외과 교수가 일조하고 있다.
치료의 완결성을 높이기 위해 선천성 안면기형 환자 치료에 정통한 치과교정과와 소아치과, 마취과, 이비인후과, 소아청소년과, 재활의학과(언어치료사)와도 유기적으로 협진하고 있다. 구개열 환자는 중이와 비강을 연결하는 관이 올바로 기능하지 못해 중이염이 나타나고 청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필요한 경우 유아기부터 이비인후과와 연계해 관련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언어치료를 통해 발음장애를 개선하고 구순구개열 치아교정도 진행하고 있다. 오 교수는 “구순구개열은 여러 분야의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전문의와 유기적으로 협진해 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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