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서울 삼청동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조미희 풍림파마텍 부사장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용 최소잔여형(LDV) 주사기 개발을 결정한 이유를 이처럼 설명했다. 회사가 개발한 주사기는 지난 17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고 글로벌 백신회사 화이자의 코로나 백신과 미국, 호주 등 전 세계로 수출될 예정이다. 화이자 측은 풍림파마텍에 오는 8월까지 LDV 주사기 1억8000만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풍림파마텍의 LDV 주사기는 주사 후 잔량을 최소화해 백신 한 병에서 뽑아내는 주사량을 기존 5회분(명)에서 6회분(명)으로 20% 늘릴 수 있다. 여기에 풍림파마텍의 주사기는 찔림 사고를 방지하는 안전가드 기능까지 갖춰 안전에 엄격한 해외 국가에 수출할 최적의 제품인 셈이다. 조 부사장은 “주사기를 처음에는 FDA에 긴급사용승인으로 요청했지만, 오히려 FDA 측에서 정식승인을 요청할 정도”라고 말했다.
|
조 부사장은 “평온하던 회사가 갑자기 이런 큰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결정하면서 직원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더 컸다”며 “인력도 기존 81명에서 순식간에 400명 이상으로 늘어났고, 비용 문제 등 여러 분야에서 압박이 밀려와 어깨를 짓눌렀던 시간”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조 부사장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삼성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이러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중기부와 삼성의 전폭적인 도움이 없었다면 주사기 양산부터 FDA 승인은 불가능했다”며 “중기부와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지원센터,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분들께서 마치 내 일처럼 마음을 하나로 모아주셨다”고 감사를 표시했다.
실제로 풍림파마텍은 삼성전자와 중기부의 도움으로 스마트공장을 도입, 주사기 생산량을 애초 계획보다 2.5배나 늘릴 수 있었다. 미 FDA 승인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도움이 컸다.
이렇게 만들어낸 풍림파마텍의 백신주사기는 정부가 화이자 등 백신회사들과 코로나 백신 도입을 협상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한다. 때문에 풍림파마텍이 만든 백신주사기는 해외로 먼저 수출될 예정이다. 조 부사장은 “정부에서 코로나 백신 공급을 협상하는데, 우리 주사기가 카드가 되어줘야 하니 (주사기) 물량을 다른 곳으로 뺄 순 없다. 조금 더 기다리자고 직원들을 설득했다”고 했다.
대신 풍림파마텍은 곧 첫 물량으로 나올 백신주사기 12만7000개를 정부에 무상으로 기부할 예정이다. 이 백신주사기들은 의료진 접종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조 부사장은 “백신주사기는 앞으로도 계속 기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백신주사기 수출이 알려지자 회사의 상장 여부에도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이에 대해 조 부사장은 “회사를 지키면서도 운영 면에서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었던 건 상장사가 아니라서 가능했던 일”이라며 “상장을 고려해봐야 할 상황이지만, 안정적으로 회사가 나아갈 방안을 먼저 확보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