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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술·혼술族 잡아라..'나심비'에 '가잼비' 노리는 맥주들

김범준 기자I 2021.01.01 08:00:00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홈술’과 ‘혼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맥주업계가 소비자들의 ‘나심비’와 ‘가잼비’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일러스트=오비맥주 제공)
1일 제주맥주 ‘비어(Beer)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2021년 한국 맥주 시장은 홈술(집에서 술마시기) 및 혼술(혼자서 술마시기) 트렌드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전 세계를 휩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올해까지 장기간 이어지면서 집에서 즐기는 음주문화가 발달하면서다.

홈술 또는 혼술 트렌드는 이미 수년 전부터 발달하기 시작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휴가철 바캉스 대신 홈캉스(집+바캉스) 또는 호캉스(호텔+바캉스)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다. 그러면서 ‘혼맥족’(혼자서 맥주마시는 사람들), ‘홈술족’(집에서 술마시는 사람들), ‘편맥족’(편의점 맥주 마시는 사람들) 등의 신조어들이 유행처럼 번졌다.

이러한 현상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넘은 ‘나심비’에서 비롯한다. 나심비는 ‘나’와 ‘심리’, 그리고 ‘가성비’의 신종 합성어다. 가격과 성능을 비교한 기존의 소비 형태가 아닌 자기 만족에 초점을 맞춘 소비 행태를 말한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지속으로 외출과 모임에 제한이 생기면서, 집에서라도 제대로 즐기자는 나심비 소비가 늘며 ‘홀로만찬’ 트렌드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국산 맥주가 만찬상 한쪽을 차지하는 단골 메뉴가 됐다는 분석이다. 코로나 여파와 일본 불매 심리로 수입맥주 소비가 줄어든 영향도 있다.

최근에는 ‘가잼비’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가격 대비 재미(잼)의 비율’을 줄여 부르는 말로, 어떤 품목이나 상품에 지불한 가격에 대비해 느낄 수 있는 재미의 정도를 뜻한다. 가잼비는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하나의 소비 트렌드로 빠르게 자리잡으면서 맥주 시장에서도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사진=제주맥주 제공)
제주맥주는 ‘매일의 여행을 만든다’는 콘셉트로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을 만들었다. 홈술을 할 때 맥주와 어울리는 음악을 골라 들을 수 있는 ‘제주맥주 뮤직 플레이리스트’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관련 굿즈(상품)를 판매하는 ‘제주맥주 MD샵’도 운영 중이다. 구독자 130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와 컬래버(콜라보)를 통해 대리만족할 수 있는 ‘제주도 한 달 살기’ 영상도 선보였다.

오비맥주는 혼술족들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카스 한입 캔’(250㎖)을 선보인데 이어, 2021년 새해 맞이 온라인 ‘카스 제야의 종’ 이벤트를 이달 4일까지 진행한다. 코로나19의 확산세로 보신각 제야의 종 타종식 등 연말연시 오프라인 행사들이 취소됨에 따라 소비자들의 즐거운 경험을 위해 마련한 디지털 타종 행사다. 행사 종료 후 추첨을 통해 100명에게 오비맥주가 최근 선보인 비알코올 음료 ‘카스 0.0’를 증정한다.

하이트진로도 최근 ‘테라 미니캔‘(250㎖)와 ’하이트 엑스트라 콜드 미니캔‘(250㎖)’을 각각 출시했다. 지난달 18일 11시부터 오픈마켓 11번가 타임딜을 통해 1000세트 한정 판매한 테라 브랜드 신상 굿즈 4종과 2021 미쉐린 가이드북으로 구성한 선물세트는 순식간에 완판되기도 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생맥주를 그대로 담아낸 듯한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를 새롭게 선보였다. 혼술과 홈술 음주 트렌드를 적극 반영, 기존 캔맥주에서 사용한 스터비캔보다 그립감이 좋고 한 손으로 쉽게 잡을 수 있는 슬릭캔을 적용해 휴대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또 모델 박서준과 함께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 생 라이브’ 랜선 팬미팅을 진행하며 인기를 끌었다.

맥주업계 관계자는 “자기만족과 재미·흥미 위주의 소비 트렌드가 지속 강화하고 있다”며 “기존 주류업계에서 시도되지 않았던 마케팅과 판매·유통 방식, 전에 없던 상품과 프로모션 등이 끊임없이 탄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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