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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노무라가 올해 한국 성장률이 최악의 경우 0.2%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 코로나19 확산이 계속 이어질 경우 ‘제로 성장’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노무라는 5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가 극단적(severe) 시나리오로 흐를 경우 전년 대비 0.2%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제로 성장이다. 0.2% 수준이면 과거 경제위기급 침체다. 외환위기가 불거진 1998년(-5.1%)와 오일쇼크가 덮친 1980년(-1.6%) 정도만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10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0.8%)에도 1%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노무라는 “코로나19가 한국 경제 전반으로 확대하면 국내외 수요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노무라는 최악의 경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하한데 더해 양적완화 같은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을 시행하고, 기획재정부도 더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무라는 기본(base) 시나리오에서는 1.4% 성장을 전망했다. 당초 1.8%에서 0.4%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이다. 나쁜(bad) 시나리오를 가정한 경우 전망치는 0.8%다.
또다른 IB인 JP모건은 이날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1.9%로 하향했다. JP모건은 지난달 초 2.3%에서 2.2%로 내린 이후 코로나19 충격이 예상보다 커지자 한 달 만에 다시 하향 조정했다.
JP모건은 “코로나19 확산 등을 반영할 경우 올해 1분기 성장세 타격 이후 한국 경제의 회복이 지연될 것”이라며 “한은이 이번달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4월 정례 금통위 때 내릴 것이라는 당초 전망을 바꾼 것이다.
이미 해외 주요 기관들을 중심으로 1%대 저성장 전망은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3대 국제신용평가사인 S&P, 무디스, 피치의 경우 각각 1.6%, 1.9%, 1.7%를 제시했다.
한편 한은이 전망하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1%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