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켄 가우스(사진) 미국해군연구소(CNA) 국장은 16일(현지시간) 이데일리와의 전화 및 서면 인터뷰에서 최근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의 이른바 ‘주한미군 철수’ 관련 발언에 대해 “나는 주한미군 철수에 대한 그 어떤 발언도 매우 우려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가우스 국장은 미국 정부의 싱크탱크 미국해군연구소에서 손꼽히는 한반도 전문가다.
앞서 밀리 의장은 지난 11일 일본행(行) 군용기 안에서 자신의 방한·방일 목적이 주한·주일 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의 일환이라는 점을 밝히면서 “보통의 미국인들은 주한·주일 미군을 보면서 근본적인 질문을 한다. 이들(한·일)은 아주 부자 나라인데 왜 스스로 방어할 수 없는가? 이건 전형적 미국인의 질문”이라고 했다.
밀리 의장의 발언은 주한미군 철수론과 방위비 분담금을 연계한 것으로, 동맹의 잣대를 가치와 신뢰가 아닌 ‘돈’으로 격하한 트럼프 대통령의 논리를 고스란히 따르는 발언이었다. 정치인도 아닌 미군 최고 수뇌부 인사가 주한 미군 주둔에 의문을 제기하자, 국내 보수층 일각에서도 “우리도 자체 핵무장을 거론해야 할 때”(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가우스 국장은 “한국 내 자체 핵무장 목소리는 본질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움직임”이라고 규정한 뒤, “북한과 중국의 분노를 불러일으킬 자명한 데다, 일본 내부에서도 핵 프로그램을 추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반도 주변을 둘러싼 국가들이 ‘도미노식’ 핵무장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서도 “주한미군 철수는 미국에도 더 불안정한 (안보)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아시아에서의 미국의 위치를 훼손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한반도에서의 방위비 부담에 대해 걱정할 것이 아니라, 북한의 비핵화를 중국의 부상을 관리한다는 더 큰 목표에 결부시키는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