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롱 한 개 가격이 김밥 한 줄 값이네”, “마카롱을 만들기 힘들다는데 안 힘든 직업이 어디 있나”, “실패한 건 꼬끄후레이크로 팔면서 실패확률이 있어서 비싸다는 건지 모르겠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마카롱 가격은 적당한가?’ 글에 달린 댓글이다. 2030 여성들을 중심으로 ‘마카롱 가격 거품’ 논란이 일고있다. 마카롱 가격에 불만을 느낀 소비자들은 마카롱이 다른 빵에 비해 만들기 어려운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작은 양에 비싼 값을 받는다고 말한다.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발달과 마카롱 가게의 영업 방식 등에 의해 마카롱 가격이 비싸졌다는 지적이다.
더 나아가 마카롱의 주 소비층이 2030 여성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마카롱 가격은 '핑크택스'라는 문제를 제기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핑크택스’는 같은 상품이라도 여성용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가격이 더 비싼 것을 의미한다.
한 네티즌은 "남녀공학인 대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그 앞에는 마카롱 집이 한 곳밖에 없는 것과 비교해 여대 앞을 가면 다수의 마카롱 집이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그것만 봐도 마카롱 시장이 겨냥하고 있는 소비자층은 젊은 여성이란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논란에 한 관계자는 "주 소비층 때문이 아닌 마카롱은 보통의 제과·제빵 류와 달리 밀가루가 들어가지 않고 아몬드가루, 슈가파우더, 설탕, 계란 흰자 등이 사용돼 원가가 비싸다"며 "또한 온도와 습도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재료 숙성 시간도 필요해서 숙련된 인력이 아니면 만들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마카롱 평균 가격은 2500원 정도다. 가게마다 다르지만 비싸면 3000원 이상인 마카롱도 있다. 마카롱이 다른 디저트에 비해 크기가 작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싸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그럼에도 마카롱은 다른 음식과는 다르게 프리미엄 디저트로 비싼 가격에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유명한 수제 마카롱 집은 한정수량만을 판매해 아침부터 선착순으로 판매하기도 하고 특정 요일에만 영업하기도 한다. 또한 마카롱 전문 대형 프랜차이즈가 등장하는 등 거대한 시장으로 자리 잡는 있는 추세다.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마카롱 가격에 거품을 더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대다수의 마카롱 가게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마카롱 사진을 올리며 홍보를 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인스타그램이 발달하면서 인스타그램용 디저트들이 인기를 끌었는데 마카롱이 거기에 딱 부합하는 디저트인 것 같다”며 “그래서 맛과 품질보다는 시각적인 요소에 집중하는 모습이 많이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으로 마카롱 가게를 팔로우한다는 박지효(가명. 30) 씨는 “마카롱 가게 팔로우를 많이 해놨는데 사진으로만 보면 너무 예뻐 사 먹고 싶다”면서도 "보기 좋은 캐릭터 마카롱들이 등장하다보니 값은 점점 높아지는데 먹기 불편해진 경우도 있고 값어치를 못하는 경우도 많아진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유명 마카롱 가게들의 운영 방식이 가격 거품을 불러온다는 분석도 있었다. 대다수의 유명 마카롱 가게는 한정수량, 한정시간 판매 등으로 수요보다 공급을 적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카롱을 자주 사 먹는다는 송지연(가명.26) 씨는 “인스타그램에서 인기 있는 곳은 금방 수량이 매진돼 아침부터 선착순으로 예약을 해본 적도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마카롱 하나 가격으로 2300원 정도는 괜찮은데 유명한 마카롱 집은 두 시간씩 기다려야 한다”며 “그렇게 기다려서 샀는데 한 개만 사가지고 나올 수는 없지 않나. 그러다 보니 한 번 살 때 10개씩 사게 돼 가격이 부담스러워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