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2013~2017년 외국계기업의 법인세 신고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총 외국계기업 1만 152곳 중 법인세가 0원인 곳은 4638곳(45.7%)이었다. 2013년 49.9%에서 2016년 48.7%로 매년 소폭씩 법인세 0원 비중이 낮아지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2곳 중 1곳은 법인세를 내지 않고 있다.
더욱 문제는 1조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대기업들이다. 2013년 기준으로 1조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외국계 기업은 90곳이었고 이중 15곳(16.7%)이 법인세를 내지 않았다. 이후 2014년 85곳 중 21곳(24.7%), 2015년 93곳 중 26곳(28.0%), 2016년 88곳 중 23곳(26.1%), 2017년 93곳 중 13곳(14.0%)도 법인세가 0원이었다. 5년간 매출 1조원 이상 외국계기업 중 법인세 0원 비율은 21.8%였다. 이는 같은 조건의 국내법인 비율(18.8%)과 비교해도 3%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매출이 적은 기업은 이익을 내지 못해 세금을 못내는 경우가 많지만 매출이 많은 기업의 경우 조세회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로 다수의 외국계기업들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본사에 보내는 과정에서 세부담이 적은 ‘조세회피처’를 경유하는 방법으로 세금을 탈루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주주가 적은 외국계기업 중에서는 이익의 대부분을 배당하는 방식으로 세금 부담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에 진출한 많은 외국계기업들의 과세 문제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의문이 제기돼 왔지만 아직도 이들에 대한 적절한 과세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현재 이 부분에 대해 검토하고 있으면 조만간 관련 법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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