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e사람]'갓!구운만두' 바삭함의 비결은 포장재 밑 '발열 패드'

강신우 기자I 2018.10.08 07:30:00

신세계푸드 포장개발파트 조용혁 파트장 인터뷰
시행착오 8번 끝에 만두 피 두께 및 수분 함량 최적화
"피자 등 다양한 식품에 접목할 것"

신세계푸드 포장개발파트 조용혁(37) 파트장이 지난 4일 서울 성수동 신세계푸드 종합식품연구소 올반랩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경쟁사와 차별화 한 포장재를 연구·개발해 피자 등 다양한 식품에 접목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신세계푸드)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포장 개발자와 만두 제품 개발자들이 서로 ‘간지러운 부분’에 대해 지난 5개월 간 고민하고 실험한 결과물입니다.”

지난 4일 서울 성수동 신세계푸드 종합식품연구소 올반랩에서 만난 신세계푸드 포장개발파트 조용혁(37) 파트장은 ‘올반 갓! 구운만두’ 의 핵심 키워드를 끊임없는 ‘소통’과 ‘실험’으로 표현했다.

식품 포장재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조 파트장은 인하대 고분자 공학과를 졸업, 2007년 롯데알미늄 포장기술개발팀에서 일하다 2015년 신세계푸드에 합류했다. 피코크와 올반, 셰프초이스 식품의 포장재 연구와 자연 분해가 가능한 ‘생분해 용기’ 및 바이오매스 용기 등 친환경 포장재 연구를 도맡아 왔다. 최근 출시된 ‘갓!구운만두’의 포장재를 개발한 주역도 조 파트장이다.

갓!구운만두를 전자레인지에서 1분40초간(1000W 기준) 데우면 제품 밑면에 놓인 발열패드가 전자기파를 열에너지로 바뀌면서 최대 200도의 온도로 만두를 구워 바삭한 식감을 준다. 만두나 튀김류를 전자레인지에서 가열하면 겉피가 눅눅해지고 바삭함이 없는 등 식품 원래의 식감을 살리는데 한계가 있었지만 ‘발열패드’ 포장재로 이를 극복해냈다.

발열패드를 활용한 식품 포장재는 이미 일본이나 유럽에서는 흔하다. 하지만 국내로 도입해 쓰기에는 특허 문제가 걸려 지난해 7월부터 자체 개발에 착수했다. 발열패드는 종이와 접착제, 알루미늄, PET필름, 코팅지 등으로 겹겹이 층을 이룬 구조다. 코팅지는 가열 시 파손된 알루미늄이 식품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는 보호막 역할을 한다.

조 파트장은 “포장재 개발자가 발열패드를 시험 생산해 만들어 만두 제품 개발자에게 넘기면 만두 개발자는 육즙은 살리면서 바삭한 만두가 나오게끔 최적화 한 만두피를 만들기 위해 실험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거친 시행착오만 8번. 그해 12월 발열패드를 특허 출원했고 양산 전 샘플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작업을 거듭해 지난달 20일 갓!구운만두를 선보였다.

조 파트장은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려도 만두피가 포장재 바닥에 달라붙지 않고 특유의 ‘바삭’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며 “만두제품 개발자가 발열패드 포장재에 맞는 만두피의 ‘황금 두께’와 최적의 수분 함량을 찾아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어떻게 만두 기름을 제거하느냐’였다. 만두를 구울 때 나오는 기름이 패드 밖으로 빠지지 않자 최상의 ‘바삭함’을 구현할 수 없었다. 조 파트장은 “‘발열패드 자체의 기술적 스펙을 변형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패드에 칼집을 내는 것만으로 쉽게 문제점이 해결됐다”며 “만두 기름이 칼집 사이로 자연스럽게 빠지면서 바삭함을 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발열패드 공정 과정.(사진=신세계푸드)
발열패드는 식품포장용도에 맞는 재료를 쓰고 국가공인시험 검사기관인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서 유해 성분 검출 시험을 거쳐 인체에 무해한 포장재로 인증받았다. 신세계푸드는 발열패드를 활용, 전자레인지로 ‘구워’ 먹는 콘셉트로 피자 등 다양한 식품에 접목해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조 파트장은 “앞으로 3, 4년간 새로운 포장재를 연구·개발해 피자 등 다양한 식품을 좀 더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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