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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에 불을 지핀 건 SK플래닛이 운영하는 11번가가 기존 인터파크(108790)를 통해 판매해온 티켓 상품을 직접 판매하겠다고 밝히면서부터다. 11번가와 인터파크간 입점 판매 및 서비스 계약은 오는 7일 종료된다.
기존에는 티켓 판매자와 구매자를 중계하는 역할에 머물렀으나 앞으로는 여기에 더해 직접 상품을 확보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전환해나갈 계획이다.
11번가 관계자는 “5월26일 그랜드오픈을 목표로 양질의 공연, 문화 티켓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며 “11번가 고객에게 최적화한 상품으로 티켓 상품의 경쟁력을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존 티켓 판매 시장의 절대 강자는 인터파크로 점유율이 70%에 달한다. 인터파크 티켓의 2016년 거래액은 약 6040억원으로 추산된다. 인터파크는 2002년 월드컵 입장권 공식 판매를 진행한 이후 15년 연속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14년부터는 뮤지컬 제작에도 직접 뛰어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인터파크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입장권 판매대행사로도 선정됐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오픈마켓 G마켓과 옥션도 티켓 판매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직접 판매는 않지만 티켓 판매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자사 사이트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단독상품의 비중을 늘려 경쟁력을 키워나가겠다는 방침이다.
G마켓은 여행항공권 판매에 특히 힘을 주고 있다. 2015년 12월 모바일로 항공권 예약부터 결제, e티켓 발권까지 할 수 있는 모바일 항공권 서비스를 선보였고, 작년 7월부터는 일반석보다 조금 더 비싼 가격에 비즈니스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는 ‘프리미엄 일반석’ 항공권 검색 서비스를 추가했다. 여기에 다양한 할인 쿠폰을 제공해 고객 유입수를 늘려나갔다. 그 결과 작년 한해 G마켓의 항공권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배(401%) 급증했다. 항공권 판매량이 증가하며 호텔 숙박권 등 여행 상품 판매도 덩달아 늘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지난 2월부터는 CJ CGV(079160)와 손잡고 매월 7일, 17일, 27일을 ‘CGV 옥션데이’로 지정해 해당 날짜에 영화 예매권 7000장을 7000원에 선착순 판매하는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VVIP 등급 회원에게는 영화예매 30% 할인쿠폰을 증정한다.
각종 상품권을 비롯한 티켓 상품은 중고시장에서도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1530만 명의 회원이 이용하는 국내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 지난 한해 등록된 티켓 건수는 모두 126만460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중고나라 운영사 큐딜리온은 티켓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지난달 14일 티켓 거래 서비스 카테고리를 개편하기도 했다. 기존 ‘상품권/티켓’과 ‘모바일/상품권’으로 구분하던 것을 ‘상품권/티켓’, ‘모바일상품권/쿠폰’, ‘영화/연극티켓’, ‘콘서트/뮤지컬티켓’, ‘여행/숙박티켓’, ‘스포츠/기타 티켓’ 등 6개 항목으로 나눠 세분화했다. 큐딜리온은 이를 통해 이용자가 갖고 있는 티켓을 보다 빠르게 판매하고, 구하기 힘든 티켓을 보다 손쉽게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터파크는 이러한 후발주자들의 티켓사업 강화 움직임을 긴장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의 입지가 확고하고 수십 년간 쌓아온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크게 우려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보다 많은 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해 경쟁하는 것은 시장의 규모를 키운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특히 올해는 5월과 10월, 징검다리 휴일을 적절히 활용하면 최장 10~11일까지 쉴 수 있는 황금연휴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 티켓 판매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이는데 문화, 레저 산업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