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5년 폐기물을 활용해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고려소각로공업을 설립한 김향원(66) 회장은 30년간 소각로 외길을 걸었다. 이 회사는 시장 변화에 따라 소형부터 대형 소각로를 개발해 그동안 2100여기의 소각 시설을 설계·시공한 업계 최고 수준의 기업이다.
사업이 한창이던 1990년 국내에는 200여곳의 소각로 업체가 있었지만 현재는 거의 폐업 또는 전업한 상황이다.
고려소각로공업도 2000년대 초 연매출 80억원을 기록하는 등 소위 잘 나갔지만 국내 시장에서 소형 소각로를 억제하고 중·대형 소각로 시장은 포화상태가 되면서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이 때 김 회장은 업종 전환을 고민했지만 환경사업의 중요성을 고려하고 눈을 해외로 돌렸다.
그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지만 외국 제품에 불안감을 가진 바이어를 설득하기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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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진출을 추진할 때 서울의 한 교회가 선교차원으로 현지에 설립한 MCM병원의 김철수 원장과 KOTRA가 그에게 큰 도움이 됐다.
김 회장은 “KOTRA 아디스아바바 무역관의 소개로 MCM병원에 소형 소각로를 납품하면서 에티오피아를 비롯한 아프리카 폐기물 처리시장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KOTRA 지사화 사업에 꾸준히 참여하면서 의료폐기물 사업으로 방향을 설정하고 각 병원, 보건부, 시청, 식약청 담당 공무원들을 찾아다니며 홍보에 매진했다”고 덧붙였다.
2012년 본격적인 수출을 시작한 고려소각로공업은 과거의 영광 재현을 위해 노력 중이다. 2013년 4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2년 만에 약 4배 늘어난 15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수출실적도 같은 기간 4만5000달러에서 76만2000달러로 18배 이상 급증했다. 올해는 500만달러까지 수출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의 소각로는 폐기물을 일괄 투입해 연소 효율이 높고 특수 연소 혼합장치로 다이옥신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극소화하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은 “좋은 기술을 보유하면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생존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기술 확보에 주력했다”며 “우리의 경험이 필요한 개발도상국에 기술과 경험을 나눠주는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에티오피아를 비롯한 아프리카 시장 외에도 인도네시아 등 기회가 많은 개도국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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