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나원식 기자] 카드복합할부금융상품(이하 카드복합상품) 가맹점 수수료율을 두고 현대자동차와 KB국민카드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여신금융전문업법(여전법) 위반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카드복합상품 여전법 위반’ 논쟁
현대차는 국민카드에게 단 한 차례도 부당하게 낮은 수수료율을 요구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차의 주장은 카드복합상품의 경우 여타 일반적인 상품과는 체계가 다르다는 점을 기본 전제로 하고 있다. 카드복합상품은 고객이 신용카드로 자동차대금을 결제하면 자동차회사가 이틀 후에 카드사로부터 대금을 지급받고 카드사는 할부금융사로부터 바로 다음 날 자동차 구입비 전액을 받는 구조다.
카드사 입장에서 자금 조달 비용이 들어가는 것은 하루뿐인데다 할부금융사로부터 지급약속이 돼 있는 자금이기 때문에 안전성이 보장되는 거래임을 고려하면 높은 수수료율을 낼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국민카드는 현대차의 기존 주장인 0.7%뿐만 아니라 소폭 양보한 1.0% 역시 부당하게 낮은 수수료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국민카드는 현재 1.5%를 책정하고 있는 체크카드보다 낮은 수수료율을 요구하는 것은 여전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체크카드는 당일 출금으로 신용공여기간이 하루가 있는 카드복합상품에 비해서도 훨씬 안전함에도 현대차가 주장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1.5%의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다.
◇금감원, 車금융에도 ‘방카 25%룰’ 도입 검토
금융당국은 자동차 금융시장에도 ‘25% 룰’ 적용을 검토하는 등 전방위적인 현대차 압박에 나섰다.
가맹점과 카드사의 수수료 협상은 양 당사자 간의 일임에도 금융당국이 독과점 방지를 언급하면서 ‘25% 룰’을 거론한 것은 금융당국이 검찰고발 가능성을 열어둔데 이어 또 다시 현대차를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풀이된다.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독과점 방지 차원에서 자동차 금융시장에 ‘방카슈랑스 25% 룰’과 같은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방카슈랑스 25%룰이란 한 은행에서 판매하는 보험상품 중 한 보험사의 판매금액 비중이 전체의 25%를 넘지 못하도록 한 규제로 보험 계열사를 가진 은행이 계열사 밀어주기를 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금융당국이 들고 나온 ‘25% 룰’은 오롯이 현대캐피탈 등 현대차 계열사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카드복합상품 유지에 손을 들어준 금융당국으로서도 현재 수수료율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협상이 타결돼야 체면을 구기지 않는다. 또 현대차와 KB국민카드의 협상이 카드복합할부상품의 분수령이 되는 상황에서 시간도 연장 기일인 10일까지로 임박한 상황이다.
◇김종준 하나은행장 퇴임..“지금이 떠나는 적기”
김종준 하나은행장이 35년의 하나은행 생활을 마무리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종준 행장은 3일 오후 서울 그랑서울빌딩 하나은행 본점에서 비공개로 열린 퇴임식에서 “지금이 하나은행에서 소임을 마치고 떠나는 적기라고 생각한다”며 “하나와 외환의 성공적인 통합이 이뤄지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직원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은행 초창기 ‘작지만 좋은 은행‘에서 당당히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글로벌 은행’으로 성장했다”며 “하나가족 여러분들이 열정과 주인의식을 갖고 헌신적인 자세로 매사에 임해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과거의 성취에 안주해서는 안된다”며 “미래의 변화에 잘 대처해 나간다면 지속적인 성장, 발전과 함께 하나은행의 위상과 대한민국 금융의 품격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ING생명 “자살보험금 미지급 제재조치 행정소송 진행”
자살보험금 미지급 문제로 금융감독원의 제재를 받은 ING생명이 행정소송을 진행하겠다고 공식 견해를 내놓았다.
ING생명 관계자는 6일 “금감원이 지난 8월29일 자살보험금 미지급과 관련해 내린 제재 조치에 대해 행정소송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며 “조만간 법원에 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 소송을 통해 생명을 담보로 하는 생명보험사에서 약관 표기상의 실수 탓에 자살에 대해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이 옳은지, 이에 대해 받은 제재가 합당한지 법원의 판단을 받아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ING생명은 ‘재해사망 특약 가입 후 2년이 지나 자살하면 재해사망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약관에 명시해놓고도 일반사망 보험금을 지급해왔다. 재해사망 보험금은 일반사망 보험금보다 2배 정도 많다. 금감원은 약관에 따라 지급하라고 결정했지만 ING생명은 약관이 잘못 만들어졌고 자살을 재해로 볼 수 없다며 지급을 미뤄왔다.
◇국내 첫 원·위안화 통화옵션 거래 성사..원·위안화 거래 본격화
국내에서 처음으로 원화·위안화 통화옵션 거래가 이뤄졌다.
통화옵션은 수출기업이 미래의 특정 시점(만기)에 미리 약속한 가격으로 외화를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다.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을 줄이기 위한 수단으로 주요 이용해왔다. 원화와 위안화 자본거래가 본격화하면서 국내 시중은행들도 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외환은행은 지난 4일 자동차부품 수출업체인 M사와 국내 최초로 600만위안(한화 10억 5400만원) 규모의 원·위안화 통화옵션 거래를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만기가 돌아오는 이달 28일 원·위안 환율이 173원 밑으로 내려가더라도 수출업체는 무조건 173원을 받고 위안화를 팔 수 있다. 대신 원·위안화 환율이 179원을 넘어가더라도 179원에 위안화를 원화로 바꿔야 한다. 수출업체 입장에선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지금까지는 원·위안화 통화옵션 거래가 없었다. 원화를 달러로 바꿔 달러와 위안화 통화옵션 거래를 맺어야 했다. 달러를 매개로 거래가 한 단계 늘다 보니 환전 비용과 환율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기업입장에선 원·달러·위안화 통화옵션 거래에 나설 유인이 크지 않았다.
◇희비 엇갈린 3분기 시중銀 실적..“신한·국민만 웃었다”
올 3분기 실적을 내놓은 시중은행 간 희비가 엇갈렸다. 시중은행 중에선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이 전분기보다 수익이 늘었다. 반면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간 모뉴엘, 경영정상화 절차를 밟고 있는 동부제철 등 부실기업 사태로 일회성 비용이 증가한 하나·외환·기업은행은 전분기 대비 순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은행들이 손실을 대비해 미리 쌓아두는 대손충당금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는데, 리스크 관리로 비용을 얼마나 줄였는지가 실적을 가르는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올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신한·국민·하나·외환·기업·우리은행 등 시중은행 6곳 모두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했다. 1~3분기 누적 순이익 7460억원을 기록한 우리은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8.9% 급증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은 39.9% 늘어났고, 하나은행과 기업은행은 각각 25%, 24.5%의 증가율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은행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은행권 수익성이 추락했던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실적이 워낙 낮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했다.
3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은행 간 차이가 드러난다. 시중은행 중에서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2곳만 전분기보다 순이익이 증가했다. 국민은행은 3분기 3585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전분기(2880억원)보다 24.5% 늘어 시중은행 가운데 순이익이 가장 크게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3분기 4301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같은 기간 3.2% 개선됐다. 반면 하나·외환·기업은행은 실적이 크게 뒷걸음질쳤다. 외환은행은 3분기 1315억원의 이익을 올려 전분기보다 47% 급감했고, 같은 기간 하나은행과 기업은행의 순이익은 각각 26.6%, 20.1% 줄었다.
◇일본계 금융 제이트러스트, 아주캐피탈 5000억원에 인수
일본계 금융기업인 제이트러스트가 캐피탈 업계 2위인 아주캐피탈을 인수한다. 아주캐피탈 대주주인 아주산업은 4개월 안에 매각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친애저축은행을 인수하며 국내에 진출한 제이트러스트는 최근 SC저축은행과 SC캐피탈까지 인수하며 한국 시장에서 무섭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제이트러스트가 이번 인수를 성공하면 총자산이 9조원 수준으로 불어나 단숨에 업계 상위권 금융회사로 발돋움하게 된다.
아주산업은 아주캐피탈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제이트러스트를 선정했다고 6일 밝혔다. 아주산업 관계자는 “제이트러스트가 아주캐피탈을 인수했을 때 자금조달과 소비자금융 부문에서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아주산업은 지난 4월부터 아주캐피탈 매각을 진행해 왔다. 아주캐피탈 인수를 두고 대부업계 1위인 러시앤캐시와 제이트러스트가 2파전을 벌였지만 결국 제이트러스트가 아주캐피탈을 품게 됐다.
제이트러스트는 아주산업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아주캐피탈 지분 74.16%를 사들이는데 총 5000억원 안팎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제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검토 단계 됐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4일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검토할 단계가 됐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이날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인터넷 기반 은행 도입 문제와 관련, “IT(정보기술)와 금융 거래의 접합면이 늘고 있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신 위원장은 다만 “그전에 고민해야 할 것은 은행에 대해 산업 자본을 허용할 것인지, 그에 따른 소유 제한은 어떻게 할지 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면 이런 IT 은행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수현 “모뉴엘은 대출사기..제무재표만 봐도 알았을 것”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모뉴엘 사태를 ‘대출사기’로 정의하고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재무제표만 봐도 문제가 있다는 걸 알 것”이라며 은행권의 부실대출에 대해 비판했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5일 사회적 기업인 심원테크를 방문한 자리에서 사회적 기업은 재무제표상으로는 대출받기 어려운 만큼 사회적 가치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에 이같이 말했다.
그는 “모뉴엘에서 이자를 꼬박꼬박 내고 보증서가 있으니깐 10개 은행에서 7000억원 가량을 대출해 줬는데, 재무제표를 분석해 보니깐 문제가 많다”며 “정상적인 사람이면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도 반성을 많이 하고 있다”며 “금융권에서 담보나 보증서만 믿고 이자만 내면 대출하는 관행을 근절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구조조정 중소기업 120곳 넘을 듯
올해 구조조정 대상 중소기업이 120곳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채권은행들은 최근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위험평가 심사를 마치고 이번 주에 구조조정 대상 업체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구조조정 대상 중소기업은 120곳이 넘을 것으로 알려졌다. 120곳이 넘는 것은 2010년 121곳 이후 4년 만이다.
채권은행은 50억~500억원을 빌린 중소기업 중 부실 가능성이 있는 1500여곳에 대한 신용위험 세부평가를 거쳐 C등급과 D등급으로 분류한다.
C등급 업체는 워크아웃을 통해 경영정상화될 수 있도록 채권단의 지원을 받지만, D등급 업체는 채권단 지원을 받지 못해 통상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