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세형 기자]불황에도 끄떡없이 성장세를 구가하던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업체들도 빛을 잃어가고 있다.
브랜드 화장품 업체들 주가가 경쟁 심화 속에 꺾인 것은 한참 전. 이제는 ODM 업체들마저 영향권에 드는 모습이다.
29일 주식시장에서 국내 화장품 ODM 1, 2위를 다투는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각각 전일보다 4.03%, 1% 내린 2만250원과 4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콜마는 나흘 연속, 코스맥스는 사흘째 약세를 이어갔다. 지주회사와 사업자회사로 분할되면서 재상장된 한국콜마는 지난해 10월19일 재상장뒤 최저가 수준으로 떨어졌고, 코스맥스는 지난 6월 버냉키 쇼크 이후 가장 낮다.
두 업체는 지난해 중반부터 탄탄한 사업 모델과 중국 진출이 시장의 주목을 받으면서 주가도 눈에 띄는 상승세를 탔다. 화장품 ODM 업계 1, 2위로서 불황기 중저가 화장품 매출이 늘자 주요 공급원으로서 각광을 받았다. 특히 미샤는 물론이고 중저가 브랜드 대부분 업체에 제품을 공급, 브랜드간 경쟁이 심화되더라도 매출 성장세를 이룰 수 사업구조가 매력적이었다. 중국에서도 비슷한 ODM 모델을 구축하고 있던 중에 한국 화장품 바람이 불자 중국 수혜주로도 분류됐다.
중저가 브랜드 선두주자로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나 화장품 업계 거인 아모레퍼시픽이 지난해 10월 꼭짓점을 찍었음에도 이들 회사 주가의 상승 탄력은 지속됐던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화장품 업종에 속하고 있다는 한계까지는 뛰어 넘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 2009년부터 올 1월까지 상승 랠리를 펼쳤던 LG생활건강에 대한 시장 눈높이가 최근 급격히 낮아지면서 이들 업체들 역시 고평가 된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LG생활건강은 그간 주가 프리미엄으로 작용하던 성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며 최근 52주 신저가를 연일 경신하는 쓴 맛을 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날 한국콜마의 목표주가를 30% 깎았다. 손효주 연구원은 “최근 화장품 산업 투자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된 데다 회사의 실적 모멘텀도 부족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