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12일 달러-원 환율은 1110원대 중반에서 좁은 등락을 이어갈 전망이다.
간밤 유로화는 미 달러화와 엔화에 대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유로-달러는 1.29달러 초반을 회복했다. 신용 등급이 두 단계 떨어진 게 되레 스페인이 빠른 시일 내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했기 때문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그리스 재정적자 감축시한을 연장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도 유로존 우려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됐다.
이런 가운데 미국 경제지표는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무려 4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급감한 것은 호재로 받아들여졌지만, 미국의 지난 8월 중 무역수지 적자규모가 두 달 연속으로 확대됐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출이 크게 준 탓이다. 재정적자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18.58포인트, 0.14% 하락한 1만3326.39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2.37포인트, 0.08% 낮은 3049.41을 기록했다.
전일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을 2.4%로 대폭 하향 조정하고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으려 금리를 내렸다. 통상 금리 인하는 환율 상승 요인이다. 그러나 추가적인 금리 인하 기대감이 사라지자 달러 차익 실현 매물로 나오며 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국내 외환시장은 유로화 움직임과 어제 큰 폭으로 하락한 증시 추가하락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울 전망이다. 다만, 환율 방향을 이끌 재료가 없다는 점에서 움직임은 제한될 전망이다. 중국의 무역수지 발표 앞두고 방향성에 베팅하는 포지션 플레이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수급 측면에서도 환율이 오르면 수출업체 네고 물량(달러 매도)이 상단을 막고 결제수요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소폭 하락했다. 스페인 국가신용등급을 강등되면서 전면적인 구제금융 신청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으로 유로화가 강세를 보였고, 미국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며 경기개선 기대감도 살아서다. 지난밤 달러-원 1개월물은 1115.5원에 최종 호가됐다.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80원)을 고려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의 현물환 종가인 1114.3원 보다 0.60원 하락한 것이다. 달러-원 1개월물은 장중 1114.5원과 1115.3원 사이에서 거래됐다.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78.40엔, 유로-달러 환율은 0.0042달러 오른 1.2928달러에서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