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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입차시장 개방과 동시에 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박 사장은 1989년부터 볼보를 수입·판매하는 한진건설에서 사업부장과 기획실장을 맡으면서 1990년대 볼보를 수입차업계 1위까지 올려놨던 인물이다. 2001년부터는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공식 수입사였던 고진모터임포트에서 부사장을 역임하면서 폭스바겐이 한국법인을 설립하는데 주역을 담당했다.
박 사장은 디젤 승용차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선도적으로 디젤 엔진 모델들을 도입했다.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외에는 힘들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골프’를 수입차 시장의 최고 히트모델로 키워내면서 해치백 시장 개척에도 성공했다.
◇ ‘골프’ 수입차 최고 히트작.. 해치백 모델 시장개척 성공
폭스바겐코리아는 올 상반기 7754대를 판매해 전년대비 18%의 성장을 이뤄 BMW, 벤츠에 이어 수입차업계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박 사장은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수입차 대중화 바람이 부는 것에 대해 “한식과 양식 중에서 입맛에 맞게 소비자가 선택하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그는 “국산차의 품질이 좋아졌고, 소비자들도 국산차에 길들여져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식당에서 된장찌게만 먹을 수 없듯 자동차도 소비자들이 각자의 입맛이나 취향에 따라 다른 것을 선택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특히 “독일차는 기존의 국산차나 한때 잘 팔렸던 일본차와는 느낌이 전혀 다른 것이 최근 수입차 시장을 주도하는 이유”라고 꼽았다. 또 “폭스바겐의 경우 국산차와 경계를 허물 수 있을 정도로 모든 소비자들의 접근이 가능한 다양한 라인업과 가격, 성능이 판매성장의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자동차 전문인력 양성 서비스 질 ‘좌우’
박 사장은 “수입차 정비시설 확충도 신경써야 하지만 이제는 인력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한국에는 자동차 정비기술을 가진 사람들은 많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제대로 쓸 수 있는 인력은 제한적이라고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자동차산업을 이끌 전문인력 발굴을 위해 경기도 오포에 트레이닝센터를 설립했고, 산학협동 프로그램을 적극 시행해 나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를 통해 양성된 인재들이 회사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생기고 행복하게 일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결국 정비사의 이직률이 낮아지고, 고객 서비스 수준도 한차원 높아질 수 있다는 견해다.
◇수입차 점유율 10% 결코 높지 않아.. 더 많이 팔아야
박 사장은 한국시장에서 수입차 점유율이 10% 정도로 성장했지만 이는 결코 높은 수준이 아니라고 했다. 현대·기아차가 최근 유럽시장에서 6%대의 점유율을 보이는 것과 비교할 때 한국에서 20개가 넘는 수입차 브랜드의 10% 점유율은 상대적으로 너무 낮다는 것이다.
일부에서 수입차의 정비·서비스 시설이 적다는 불만도 판매가 많이 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내다봤다. 수입차 딜러들이 판매증가로 돈을 많이 벌면 더많은 판매를 위해 시설투자를 늘리는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
박 사장은 그러면서 “국산차와 수입차의 경계가 아닌 폭스바겐코리아가 차를 많이 팔면 팔수록 세금도 더 많이 내고, 고용 증가에도 일조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생색 내기용이나 단순 기부에 그치는 것이 아닌 지역사회와 함께 소통해 나가는 사회공헌 활동도 지속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프로필] 박동훈 사장 ▲1952년생 ▲인하대 건축공학과 졸업 ▲한진건설 유럽주재원(1978~1986년) ▲한진건설 볼보 사업부장·기획실장(1989~2000년) ▲고진모터임포트 부사장(2001~2003년) ▲한국수입자동차협회장(2008~2011년) ▲폭스바겐코리아 사장(2005년~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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