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뉴욕증시는 `잔인한 4월`을 피해갈 수 있을까. 뉴욕증시는 지난 2일 고점을 찍은 뒤 불과 열흘만에 4.8%나 미끄러졌다. 어닝시즌을 앞두고도 크게 기대해서는 안된다는 온통 부정적인 분위기가 팽배했다.
간만에 뉴욕증시에 봄바람을 불러온 것은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알코아였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던 1분기 어닝시즌의 포문을 열어젖힌 알코아가 예상밖으로 선전한 성적표를 내놓으면서 기대감의 불씨를 지핀 것이다.
미국 경제 펀더멘탈 상으로도 비록 고용지표가 부진하긴 했지만 전반적인 경제지표가 크게 악화되고 있지는 않다는 점도 이러한 기대감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최근 5거래일간의 하락세가 지난 1분기 랠리를 보인데 따른 자연스러운 조정이었으며, 아직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기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지 고드버 찰스스탠리 펀드매니저는 "펀더멘탈상으로 주식 시장은 상당히 저평가 돼있으며 가격이 떨어진 지금이야말로 주식 매입 적기"라고 말했다.
로버트 해그스트롬 레그메이슨자산운용 펀드매니저 역시 "여전히 주식시장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은 매우 긍정적"이라면서 "강세장이 안정을 찾기 위해서는 조정이 뒤따르기 마련"이라고 낙관했다.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서서히 살아나는 눈치다. 지난 2005년부터 알코아가 발표한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 경우 그 분기 뉴욕증시 다우존스지수는 평균적으로 4% 상승했다.
라이언 데트릭 쉐이퍼투자리서치 스트래티지스트는 "이번 어닝시즌은 매우 중요한 긍정적인 기폭제가 될 것"이라면서 "이미 강력한 매도세가 지나갔으며 따라서 기업 실적이 기대를 살짝만 웃돌더라도 매우 강력한 분위기 반전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날 하루 상승으로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반전됐다고 속단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 이미 시장에 깊게 자리하고 있는 어닝시즌에 대한 낮은 기대감은 이제 막 시작된 알코아 실적 개선 한가지만 놓고 뒤집기엔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해묵은 악재이긴 하지만 여전히 꿈틀대고 있는 유로존 재정위기 문제 역시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국채 매입에 다시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아탄나시오스 뱀바키디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스트래티지스트는 "만약 유로존 신용경색이 지속된다면 이 지역 경기후퇴는 점차 깊어질 것이며 회복 속도도 시장 기대보다 느릴 수 있다"고 비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