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안정보고서]①시스템 안정성 후퇴했다

하수정 기자I 2011.10.30 12:00:00

금융시장·외환건전성·국내외경제 안전성지표 하락
세가지 잠재리스크는? 외자이탈-가계부채質-집값하락

[이데일리 하수정 기자]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이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할 가능성과 질적으로 취약해지고 있는 가계부채, 집 값 하락에 따른 금융자산 건전성 문제는 우리 금융시스템을 위협하는 세 가지 잠재리스크로 꼽혔다.

30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안정지도에서 올 4월부터 지난 달까지 수치와 지난 해 10월부터 올 3월까지 수치를 비교한 결과 3개 부문의 안정성 정도가 후퇴했다.

금융시장 안정성 지표는 6분위로, 5분위에서 한 단계 밀려났다. 외환건전성도 5분위에서 6분위로 떨어졌고 국내외 경제의 경우 6분위에서 7분위로 이동했다.

금융안정지도는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6개 부문을 선정해 10분위 수로 전환,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육각형 지도에 표기한 것이다. 0분위에 가까울 수록 안정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변성식 한국은행 안정분석팀 차장은 "금융안정지도의 6분위까지는 대체적으로 안정됐다고 평가를 할 수 있다"면서 "가계채무 부담능력과 국내외 경제 부문이 7분위를 기록해 불안정한 국면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은행은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앞으로 외화자금의 유출입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우리나라는 여타 신흥시장에 비해 자본시장의 개방도가 높고 유럽, 미국으로부터 유입된 자금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선진국의 불안요인이 지속된다면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유럽 은행에 대한 외화차입 의존도가 높은 국내은행과 외은지점의 외화유동성 사정이 악화될 우려도 제기됐다.

가계부채는 또 하나의 금융시스템 잠재위험 요인이다. 정부의 억제책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고 이것이 비은행권과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진행, 질적 구조가 취약해지고 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주택가격을 살펴봐야하는데, 하락세인 수도권 집 값이 단기간 급락하면 가계대출 부실화 위험이 높아지고 이로 인한 금융사의 자산건전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 또 지방 집 값의 경우 지금과 같은 오름세를 지속한다면 대출수요가 늘어나 지방 주택담보대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상호금융 등 비은행 금융사의 부실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견고하게 유지하기 위해 "외환보유액을 적절히 관리하고 외채구조 개선 노력을 지속해야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외환건전성부담금 제도와 같은 거시건전성 정책을 자본유출입 상황에 맡워 탄력적으로 운용해야한다"며 "은행들은 당기순이익이 대규모로 발생하는 시기에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해 충격흡수능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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