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기회의 땅' 중남미 공략 강화

김정남 기자I 2011.08.05 08:25:42

향후 월드컵, 올림픽 등 잇따라 열려
제일모직, 브라질에 EP공장 신설 검토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올해 들어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등 국내 주요 전자업체들이 중남미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움직임이 다수 포착되고 있다.

향후 중남미 시장의 가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에 대비한 조치다. 몇 년 안에 브라질에서 월드컵,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들이 잇따라 열리기 때문이다.

◇제일모직, 브라질에 EP공장 신설 검토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일모직(001300)은 2014년 가동을 목표로 브라질에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공장을 신설할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EP는 TV, 휴대폰 등 주요 가전에 사용되는 고부가 합성수지를 말한다.

제일모직의 이 같은 검토는 중남미 공략을 대폭 강화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전략과 직결된 것이다. 삼성전자 브라질 생산법인(SEDA), 멕시코 생산법인(SAMEX) 등에 효율적으로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제일모직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최근 헝가리에 EP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한 것도 동유럽에 위치한 삼성전자의 생산법인을 위한 것"이라며 "제일모직 입장에서는 다른 고객들과는 달리 삼성전자의 경우 다소 촉박하게 제품을 공급해야 하는 경우도 빈번해 기존 공장으로는 중남미 물량을 충족하는 것은 다소 벅차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중남미에도 완결형의 가전 생산기지를 구축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인다"며 "물류비용을 대폭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구체적인 시기나 품목 등은 현재 검토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월 중남미 출장을 다녀온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는 "올해 선진 시장이 다소 정체된 반면 중남미,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흥 시장에 대한 전략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LG전자 역시 중남미 공략에 한창이다.

LG전자는 중남미 최대 축구대회인 `코파아메리카 2011`을 후원하면서 최소 1억5000만달러(약 1800억원) 이상의 마케팅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코파아메리카는 전 세계 200여개 국가에서 50억명 이상이 시청하는 축구대회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도 지난 3월말께 2주 일정으로 중남미에 출장을 다녀왔다. LG전자는 기존 마나우스와 타우바테 생산법인 외에 현재 브라질에 제3의 생산법인을 짓고 있는데, 구 부회장은 출장을 통해 이를 집중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폰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 MC사업본부의 경우 선진 시장, 특히 서유럽에서는 매우 고전하고 있지만, 그나마 중남미에서는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며 "저가 제품을 통해 점유율을 올리는 시장이라는 인식에서 점차 벗어나는 추세로 안다"고 말했다.

◇향후 대형 스포츠 이벤트 즐비

산업계에서는 통상 월드컵,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퀀텀점프(대도약)`의 계기로 인식한다. 특히 대표적인 소비재인 전자제품의 경우 더욱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중남미의 중심인 브라질에서는 오는 2014년 월드컵, 2016년 올림픽이 열릴 예정이다. 전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 가운데 두 대회가 잇따라 열리는 것이다.
 
특히 브라질은 그 성장속도가 중남미 국가들 가운데 가장 빨라, 스포츠 이벤트와 맞물려 IT 수요가 폭발할 가능성이 크다.

브라질 시장의 활성화는 곧 인근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페루 등에 도미노 현상을 일으킬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때문에 향후 중남미에서는 전 세계 주요 전자업체들의 스포츠 마케팅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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