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아프가니스탄의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지난 7일(현지시간) 남부 칸다하르시에서 자살폭탄 공격을 감행했다. 탈레반은 이번 공격이 춘계 공격의 일부라며 오사마 빈 라덴 사망과의 연계성을 부인했으나 의혹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탈레반은 칸다하르시 중심가에 위치한 주지사 관사와 정보기관 건물 등 6곳에서 자살폭탄 공격을 일으켰다. 또 소총과 휴대용 로켓포(RPG) 등을 소지한 무장세력의 공격이 이어지면서 시내 곳곳에서 총격전이 발생했다.
이번 공격으로 8명이 숨지고 3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사건 발생 이후 시민들이 대피하는 등 소동이 빚어졌으며 칸다하르 시내는 공황 상태에 빠졌다. 현지 거주민인 압둘 카디르는 "칸다하르시는 고립됐다. 이 주변 어디에서든 포격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사람들은 겁에 질려있다"고 말했다.
공격 발생 직후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성명을 발표하고 탈레반 측을 비난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탈레반의 부인에도 불구, 이번 공격이 빈 라덴 사살과 관련된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탈레반 대변인은 이번 칸다하르 자살폭탄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으나 빈 라덴과는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카리 유수프 아흐마디 대변인은 "도시 주변의 여러 위치에 많은 공격자들이 있다"면서 "이는 오사마 빈 라덴의 죽음에 대한 보복 공격은 아니지만 `춘계 공격`의 일부"라고 언급했다.
탈레반은 지난주 외국군과 아프간 정부 관계자들에 대한 공격을 늘리겠다면서 춘계 공격의 시작을 알렸다. 이같은 위협은 지난 2일 미군의 기습 공격으로 빈 라덴이 사살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재공표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