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이라는 단어가 주는 사회적 거부감에도 불구하고 전인화의 '팜므 파탈룩'은 요즘 '청담동 사모님' 사이에서 단연 화제. 자칫 퇴폐적이고 싸구려로 비칠 수 있는 이미지를 미니멀한 패션으로 고급스럽게 승화했기 때문이다. 중년 멋쟁이들은 전인화의 짙은 스모키 화장을 '세미 스모키'로 순화시키는 등 그녀에게서 패션 팁을 배우고 있다.
냉정히 말해 그간 전인화는 '예쁜 배우'였지 '옷 잘 입는 스타'로는 손꼽히지 않았다. 그랬던 그녀를 단숨에 패션 아이콘으로 만든 스타일은 한마디로 '시크(chic·세련)'. 그녀의 스타일을 담당하고 있는 정윤기 인트렌드 대표는 "극도로 절제된 무채색의 톤온톤 스타일로 지적이면서도 섹시한 느낌을 살렸다"고 말했다. '톤온톤(tone-on-tone) 스타일'이란 비슷한 계열의 색상으로 통일감을 주되 밝기와 순도 차이를 둬 은은하게 매치하는 코디법. 전인화가 쓰는 무채색 톤온톤은 짙은 회색, 연회색, 블랙이 주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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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백도 톤온톤 기조에 맞춰 베이지나 골드 계열의 지방시 토트백, 지미추 핸드백을 번갈아 든다. 모노톤으로 다소 밋밋해 보일 수 있는 단점은 스카프·목걸이·선글라스 같은 액세서리로 보완했다.
장미희 스타일이 짧은 쇼트 머리로 완성됐다면, 전인화 팜므 파탈룩의 포인트는 스모키(smoky·연기처럼 짙은) 눈 화장. 쌍꺼풀 라인 안쪽을 다크브라운과 회색 아이섀도로 짙게 채우고, 눈 아래위 점막 부위를 검은 아이라이너로 그려 눈을 한껏 강조한 스타일이다. 김청경 김청경헤어페이스 원장은 "전인화에게 깊이 박힌 '왕비' '현모양처' 이미지를 시크하게 바꾸기 위해 김연아 선수가 즐겨하는 스모키 눈 화장을 과감히 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