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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위험" 경고한 앤스로픽, 생물학 실험실 구축…로봇 자동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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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09.19 04:2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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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베이에 실제 실험용 '웨트랩' 구축
클로드가 로봇 지휘하는 생물학 실험 자동화 추진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가속…생명과학 투자 확대
생물무기 악용 위험도 경고…“안전·신약개발 균형”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인공지능(AI)의 재앙적 위험을 잇달아 경고해온 앤스로픽이 실제 생물학 실험을 수행하는 연구소를 구축했다. AI 모델 ‘클로드(Claude)’가 로봇 장비를 지휘해 제한적인 인간 개입만으로 과학 실험을 수행하도록 하는 자동화도 추진하고 있다. AI의 위험을 통제하면서 동시에 희귀·난치질환 치료제 개발을 앞당기겠다는 구상이다.

앤스로픽 (사진=AFP)
앤스로픽 (사진=AFP)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 실제 생물학 실험을 수행하는 ‘웨트랩(wet lab)’을 마련했다. 웨트랩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그치지 않고 생물학적 시료와 실험 장비 등을 이용해 실제 실험을 수행하는 연구시설이다. 앤스로픽의 생명과학 책임자인 에릭 카우더러-에이브럼스는 “생물학에서 최종적인 검증은 여전히 실제 실험실에서 이뤄지며 앞으로도 한동안 그럴 것”이라며 웨트랩 운영 사실을 확인했다.

앤스로픽은 그동안 컴퓨터상에서 이뤄지는 ‘인실리코(in silico)’ 연구를 넘어 실제 실험으로 AI의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다만 회사 측은 이 연구소가 신약 발굴만을 위한 전용 시설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자체 시설에서 일부 실험을 수행하고 필요에 따라 외부 파트너에게 연구를 맡기는 방식이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AI와 실험용 로봇의 결합이다. 앤스로픽은 클로드가 로봇 장비에 명령을 내려 제한적인 인간 개입만으로 과학 실험을 수행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카우더러-에이브럼스는 “AI를 활용해 실험실 작업을 자동화하는 것은 아직 매우 초기 단계”라면서도 “많은 과정에서 의미 있는 가속을 가져올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앤스로픽은 안전을 위해 인간의 감독과 개입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AI를 이용해 신약개발 속도를 크게 끌어올리는 것이다. 앤스로픽은 지난 6월 기존 제약회사들이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적극적으로 개발하지 않는 분야에서 전임상 신약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회사의 관련 채용공고에는 생명과학 발전 속도를 ‘10배’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명시돼 있다.

특히 기존 기술로 치료제 개발이 지나치게 어려워 ‘약으로 만들 수 없다(undruggable)’고 여겨졌던 질환이 주요 공략 대상이다. AI를 활용하면 하나의 표적뿐 아니라 여러 단백질이나 세포 표적을 동시에 겨냥하는 이중·삼중특이항체와 같은 복잡한 치료제 후보물질의 발굴을 가속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판단이다. 앤스로픽은 이미 생명과학 분야를 인력과 자원 측면에서 회사의 가장 큰 투자 분야 중 하나로 키우고 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이 같은 행보는 앤스로픽이 최근 AI의 위험성을 강하게 경고해왔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앤스로픽 연구진은 최근 AI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가능성을 경고했고, 자사 시스템이 생물무기 개발에 활용될 수 있는 사례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 역시 미래의 더 강력한 AI가 재앙적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며 AI 개발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생명과학 분야는 AI가 가져올 혜택과 위험이 동시에 극명하게 나타나는 영역인 셈이다. 카우더러-에이브럼스는 “생명과학 연구에서는 항상 이 두 가지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며 “의약품 개발을 가속할 수 있도록 모델을 개선하는 동시에 위험을 제한하기 위해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앤스로픽은 기존 제약사와 직접 경쟁하는 데는 선을 긋고 있다. 전임상 연구에 집중하고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에는 현재 참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신약 후보물질을 찾아내더라도 실제 의약품으로 출시하기까지는 임상시험을 거쳐 수년이 걸릴 수 있다.

카우더러-에이브럼스는 “우리는 의약품을 시장에 내놓는 것을 사업으로 하는 제약·바이오기업과 경쟁하지 않는다”며 기존 산업이 해결하지 못하는 영역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이미지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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