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전기차 판매량 16.5%↓
아이오닉 5, ''신차 효과''로 그나마 선방
''테슬라'' 앞세운 모델 Y, 상품성 확실
"상품성 중요…소비자 늘릴 중저가車 필요"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전기차 대중화를 앞두고 국내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이 심화한 가운데 이를 돌파하고 전기차 보급을 늘리기 위해서는 가격 등 상품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온다.
| 더 뉴 아이오닉 5.(사진=현대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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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대차 아이오닉 5는 총 6897대가 등록돼 국산 전기차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보였다. 그럼에도 9000대 넘게 팔린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27.7% 감소한 수치다.
올해 3월 선보인 ‘더 뉴 아이오닉 5’는 84.0킬로와트시(kWh) 4세대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주행 가능거리를 이전 대비 늘리고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ccNC’,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확대 등 다양한 편의 사양을 추가했지만 가격은 동결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이오닉 5 신차가 있기에 방어가 가능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 테슬라 모델 Y. (사진=테슬라 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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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중 최다 판매 전기차인 테슬라 모델 Y는 올 상반기에만 1만41대가 팔리며 6개월 만에 신규등록 1만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1만6461대)을 넘어섰다.
테슬라의 성장 요인으로는 브랜드 경쟁력과 상품성이 꼽힌다. 특히 모델 Y의 경우 지난해부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로서 국내 시장에서 가격을 크게 낮췄다. 여기에 올해 초 국고 보조금 기준에 맞춰 후륜구동 모델 가격을 200만원 인하해 판매 중이다. 받을 수 있는 국고 보조금이 195만원으로 작년(514만원)과 비교해 크게 줄었지만, 상품 경쟁력을 인정받은 만큼 구매 가치가 있었다는 평가다.
| 서울의 한 전기차 주차장.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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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완성차 업계는 전기차 구매 수요가 본격적으로 ‘상품성’에 몰리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관계자는 “최근 전기차 구매자를 분석해보면 20~40대 고소득 소비자로 파악된다”며 “이들은 완성차 시장에서 국산·외산 브랜드를 가리지 않고 상품성을 따져 사는 구매 패턴을 보인다”고 했다.
상품으로서의 전기차 경쟁력이 더욱 중요해진 만큼 중저가 전기차를 출시해 소비자 범주와 선택지를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KAMA 관계자는 “다양한 소비자층이 전기차를 선택하게 하려면 중저가 전기차 보급이 바람직하다”며 “합리적 가격의 전기차를 통해 보급을 늘리고 정책 지원으로 하여금 이를 뒷받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