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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야후 사태는 라인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계기로 일본 정부가 행정지도 과정에서 자본관계 재설정 등 사실상 네이버의 라인 경영권을 소프트뱅크에 넘기라고 압박하면서 시작됐다. 일본 라인은 라인야후가 운영하고 있으며 라인야후의 대주주는 A홀딩스라는 지주회사다. A홀딩스의 지분은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절반씩 소유하고 있으며 네이버의 지분이 넘어갈 경우 라인의 경영권도 소프트뱅크로 넘어가게 된다.
네이버가 소프트뱅크와 협의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라인야후 지분을 사실상 매각하기로 한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라인야후는 지난 8일 유일한 한국인 이사인 신중호 최고제품책임자(CPO)를 이사회에서 제외하는 한편 네이버와 기술적인 협력관계에서 독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라인야후의 새 이사회 멤버는 모두 일본인으로 채워졌다.
시장에서는 일본 라인이 넘어갈 경우 네이버의 프리미엄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라인야후의 ‘탈네이버’ 행보가 본격화된 지난 8일 이후 네이버 주가는 연이틀 하락하며 18만원대 중반까지 하락했다. 지난달 17만91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저가(17만8000원)에 근접한 후 1분기 시장 기대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20만원대 재진입을 노리다 예봉이 꺾였다.
그동안 네이버를 이끌어온 최 대표이사의 경영 전략 역시 수정이 불가피하다. 대표 자리에 오른 후 줄곧 강조해온 글로벌 성장 전략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가 라인이기 때문이다. 라인은 네이버의 글로벌 전략의 핵심 플랫폼 중 하나로 일본 뿐만 아니라 동남아 시장에서도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최 대표이사는 취임일성으로 웹툰·제페토와 함께 라인을 언급하며 “글로벌 브랜드들이 끊임없이 나오는 새로운 사업의 인큐베이터가 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이번 사태를 단순 악재로 평가하기는 힘들다는 분석도 있다. 이미 소프트뱅크가 라인야후의 실질적인 경영권을 갖고 있는데다 매출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차라리 지분 매각 대금을 활용해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낫다는 주장이다. 어설프게 일본 라인 경영권을 방어하느니 실탄을 확보해 새로운 성장을 위한 토대를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도 오히려 네이버의 주가에 긍정적일 것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네이버가 라인 야후와 연결고리는 유지한 채 2대 주주로 내려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안재민 연구원은 “네이버가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현금을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혹은 M&A 등을 추진할 경우 주가에 긍정적인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증권은 라인야후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향후 실적 개선 가능성에 주목하며 네이버의 목표가를 올려잡았다. 오동환 연구원은 “최악의 경우 지분 매각에 따른 경영권 양도도 가능한 상황이나 라인야후의 성장성 둔화와 제한적인 사업 시너지를 감안하면 라인야후 지분의 중요성은 크지 않을 수 있다”며 “지분 매각 상황에 놓인다 해도 리스크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