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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오리온(271560)은 양산부산대병원 소아집중치료실에 입원한 환아를 위해 특별히 2년 전 생산을 중단한 딸기 고래밥을 다시 만들어 화제를 모았다. 만 3세의 해당 환아는 며칠간 금식을 하다가 식사가 가능해지자 가장 먹고 싶은 것으로 딸기 고래밥을 이야기하면서다. 하지만 딸기 고래밥은 이미 2년 전 생산이 중단돼 현재 시중에선 구매할 수 없었다.
당시 양산부산대병원에서 환아를 담당했던 최다정 간호사는 안타까운 마음에 딸기 고래밥에 대한 글을 오리온 홈페이지에 올렸다. 단 한 명을 위한 딸기 고래밥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이다. 김 차장은 홈페이지 글을 처음으로 보고 딸기 고래밥 생산을 위해 고객센터와 연구소를 동분서주했다.
김 차장은 “처음엔 (홈페이지에) 이미 생산 중단된 제품이어서 다시 만들기 어렵다는 답글을 남겼지만 자꾸 환아에게 마음이 쓰였다”며 “이후 연구소 개발파트장과 담당연구원을 찾아가 사연을 들려주고 만들어 줄 수 있겠는지 물어봤다”고 회상했다. 이어 “2년 전 생산 중단된 제품이라 다시 만들기 쉽지 않았지만 사연을 전해들은 개발파트장과 연구원은 한치의 망설임 없이 ‘가능하게 해야지’라고 동시에 말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며 “이런 내용을 간호사에게 전달했더니 많이 놀라더라”고 덧붙였다.
딸기 고래밥을 만든 도우현 오리온 글로벌연구소 연구개발팀 선임연구원도 “나도 환아 또래의 3살 아들을 키우는 아빠이다 보니 사연을 흘려들을 수 없었다”며 “최대한 빠르게 아이가 수술 후 회복할 때 딸기 고래밥을 먹게 해주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물론 생산을 종료한 지 2년이 지난 터라 제품을 재생산하는 게 쉽지 않았다. 도 연구원은 “당시의 똑같은 원료를 찾는다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며 “또 연구소에서 한번에 만들 수 있는 양이 너무 적었던 것도 (생산 과정에서) 힘들었던 부분이다. 하지만 아이가 기뻐할 모습을 기대하며 열심히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환아를 위한 딸기 고래밥인만큼 위생도 중요했다. 그는 “실제 판매했던 제품의 맛과 향을 구현할 뿐만 아니라 환아가 먹어야 하는 제품이라 특별히 위생에 신경을 썼다”며 “미생물실험을 통해 한 번 더 안전성을 확인하고 꼼꼼하게 포장해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오리온 고객센터와 연구소가 합작해 만든 이 ‘특별한’ 딸기 고래밥은 지난달 15일 환아에게 전달됐다. 세심하게 환아의 마음을 살핀 간호사, 오리온 고객센터, 연구원이 뜻을 모아 만든 이 딸기 고래밥 사연은 연초 많은 사람들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김 차장은 “언론을 통해 이렇게 알려질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며 “내부 다른 직원들도 (미담이) 알려졌다는 것 자체보다 환아가 잘 회복돼 일반병실로 옮겨져 오리온 제품을 먹고 좋아했다는 것에 더 기뻐했다”고 했다. 도 연구원도 “과자를 개발하고 만드는 일이 특히 아이들에게 위로와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