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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6일 “연초부터 외환시장 변동성이 크다. 매크로 불확실성으로 인한 당연한 결과”라며 “경기 판단은 어렵고 정책 불확실성은 여전하며 지난주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했다”고 밝혔다 .
달러인덱스는 2월1일 101.2에서 지난 8일 105.7까지 상승했지만, 불과 일주일만인 지난 14일 103.6까지 되돌림이 나타났다.
달러인덱스가 하락했지만 원화가 크게 절상되지 않고 있다. 박 연구원은 “현재와 달러인덱스 수준이 비슷했던 1월과 2월에는 달러·원 환율이 각각 1240원, 1280원대였으나 아직까지도 1300원대를 중심으로 등락한다”며 “지난 2월 여타국대비 원화 절하폭이 컸음에도 되돌림이 나타나지 못했던 요인이 지속되는 듯하다”고 짚었다.
원화가 좀처럼 강세를 보이지 못하는 이유로는 먼저 외국인 증시자금 유입 규모가 축소됐다는 점을 짚었다. 박 연구원은 “1월에는 외국인 주식 순매수가 6조5000억원이었으나 2월 1조1000억원으로 축소된 후 3월 1~14일까지 1조2000억원 순매도로 바뀌었다”며 이 같이 설명했다.
또 원화 재정거래 유인이 축소됐다는 점도 꼽았다. 한국은행에 비해 연방준비제도 인상 속도가 여전히 빨라 국내외 금리차가 계속 확대됐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달러의 내재변동성이 확대됐다는 점을 들었다. 박 연구원은 “그간 외환시장은 금리인상 지속을 큰 리스크로 반영하지 않았다”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반기 의회 보고 이후에도 달러의 내재변동성이 상승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SVB 파산이라는 새로운 리스크가 등장하면서 곧장 상승했다는 것이다. 그는 “원화가 대표적인 위험자산 프록시(대리)라는 점에서 3월 이후 절하압력이 제한됐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추세가 확실해지기 전까지 달러·원 환율은 횡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박 연구원은 “현재 달러인덱스는 상하방 위험이 다 열려있다”며 “리스크가 추가적으로 확산한다는 움직임이 포착되면 상승하겠으나 반대로 금리인상 중단 시그널에 더 크게 반응할 수도 있다”며 “추세가 확실해지면 원화가 1300원 초반에서 벗어날 수 있겠으나 그 전까지는 횡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