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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증시, 미국보다 잘 나가는 이유는

김보겸 기자I 2022.08.19 07:58:07

하이투자증권 보고서
엔저·통화완화 유지·양호한 펀더멘털 등이 요인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세계 증시가 변동성을 키우는 가운데 일본 증시가 선방하고 ㅣ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엔저 현상과 확장적 통화기조 유지, 그리고 튼튼한 경제 펀더멘털 등이 요인으로 꼽힌다.



하이투자증권은 19일 “일본 닛케이 지수가 연초 대비 상승 전환했다”며 “일본 증시가 미국보다 강하다”고 밝혔다.

18일 종가기준으로 닛케이지수는 0.5% 상승하며 6월 저점보다 12.3% 올랐다. 특히 전고점대비 하락폭도 주목할 만한데, 지난 2021년 9월14일 최고점(3만670.1) 대비 하락폭이 5.6%에 그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등락폭을 기준으로 주요 선진국 증시 중 영국 증시 다음으로 일본 증시가 가장 강한 흐름을 유지 중”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수입국인 일본도 에너지 가격 급등 여차로 7월 1조4368억엔의 사상 최대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지만 증시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모습이다.

일본 증시 상승 요인으로는 먼저 엔저 현상이 꼽힌다. 박 연구원은 “엔화 약세가 일본만의 두드러진 현상은 아니지만 일본 경제 및 산업이 엔화 약세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역사적으로 엔달러와 닛케이지수는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이 일제히 금리를 인상하는 와중에도 확장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일본 증시를 떠받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일본은행이 거의 유일하게 장기수익률제어정책(YCC)을 고수하면서 유동성을 여전히 풀고 있어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엔저와 더불어 초저금리를 활용한 ‘엔 캐리드 트레이드’ 활성화 분위기 역시 일본 증시의 상승동력으로 꼽았다. 그는 “일본은행이 단기적으로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중단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외국인 투자 혹은 내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위험이 높지 않은 레버리지 투자, 즉 엔 캐리드 트레이드를 기피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일본이 주요국 중 상대적으로 양호한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주요 요인이다. 2분기 일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비 0.5%로 시장 예상치는 하회했지만 주요국 가운데서는 선방했다. 또 하반기 일본 성장률도 양호할 것으로 기대돼 올해 일본 연간 GDP 성장률은 미국을 웃돌 수 있을 전망이다.

지정학적 리스크로부터 덜 노출됐다는 점도 짚었다. 박 연구원은 “유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에 따른 에너지 리스크에 직접 노출돼 있다”며 “미중갈등 혹은 칩 4(반도체 동맹)로 대변되는 공급망 리스크에서 일본의 리스크 노출 정도는 한국에 비해 약하다”고 봤다. 오히려 미일관계를 고려하면 칩 4 결성 움직임을 통해 미국 다음으로 일본 산업이 수혜를 볼 가능성도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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