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은 크게 소세포와 비소세포로 나뉜다. 소세포 폐암은 폐의 중앙에 잘 생기며, 암의 진행과 전이가 매우 빠르다. 반면 비소세포 폐암은 다른 장기로의 전이가 빠르지 않아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가 가능한 경우가 많다. 비소세포암과 소세포암에 따라 치료방법이 다르고, 진단 당시 병의 진행 상태에 따라 예후가 달라진다.
폐암이 의심되는 경우 조기 병기에 해당하는 비소세포암이라고 판단이 되고 환자가 수술을 견디어 낼 수 있는 건강 상태이면 수술로 치료한다.
수술은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치료법이기 때문이다. 가장 전통적인 수술 방법은 개흉술이다. 하지만 이는 가슴을 열고 갈비 뼈를 부러뜨려 폐암을 절제하기 때문에, 수술 후 환자의 통증과 호흡곤란 등 부작용이 심할 수 있다. 그래서 수술 후 상처 부위를 최소화해 수술 위험도를 줄이는 흉강경 수술과 로봇 수술이 증가하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폐암센터는 폐암 수술 중 최고 어려운 폐엽소매절제술과 흉벽을 침범한 폐암의 흉벽·폐엽절제술에 로봇을 활발히 적용하고 있다. 폐는 해부학적으로 5개의 폐엽으로 구성되며, 기관지가 이를 연결하고 있다.
과거에는 폐암 초기라도 암이 기관지가 갈라지는 부위의 가운데에 있으면 이웃 분지의 정상 폐엽도 같이 잘라낼 수밖에 없어 수술이 성공해도 환자가 호흡하기 힘들었다. 센터는 로봇을 이용해 암과 근처 기관지만 잘라내고 건강한 폐엽은 다시 기관지에 정밀하게 붙이는 수술을 한다. 이를 통해 개흉수술의 빈도를 낮추고 환자의 수술 후 불편함을 최소화한다.
국내 폐암 로봇 수술 비율은 폐암 수술환자 1만 명당 200여 명(2%)이다. 2021년 기준 국내 1천 여건의 흉부 로봇수술 중 폐암 로봇수술은 200여 건(15~20%)으로 추산되며, 서울성모병원 폐암센터는 최근 7개월 동안 폐암 로봇수술 20여 건을 시행했다.
그 동안 흉부 로봇 수술은 가슴뼈와 척추 사이의 빈 공간인 종격동에 생기는 질환이나 식도암에 국한됐다. 과거 로봇수술의 초창기에는 폐혈관과 기관지를 로봇 수술로 절제하기 어려운 점이 많아 흉강경 수술이 선호되었다. 하지만 수술용 로봇 다빈치 Xi에 장착된 자동봉합기의 진보된 기술과 의료진의 전문성 향상으로 폐암 로봇 수술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폐암 로봇 수술은 3D 입체영상이 지원돼 수술 부위 영상을 최대 10배 확대할 수 있고, 다관절 기능을 갖춘 로봇 팔로 좁은 공간에서 섬세하게 수술을 해 주변조직이 적게 손상된다. 또한 수술을 하는 의사의 미세한 손떨림을 방지하고, 형광 이미징(FireFly) 기능으로 폐의 구역절제술과 선택적 임파절 절제술이 가능하다.
특히 신경 침범이 의심되는 종양은 수술과정중 피치 못하게 신경을 절단하기도 하는데, 로봇 수술을 시행할 경우 미세하게 종양 부위만 떼어내어 신경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다. 또한 광범위한 임파절 절제술 시 로봇의 진보된 영상기술에 힘입어 후두나 횡격막 신경 손상을 줄여, 수술 후 쉰 목소리나 횡격막 상승 부작용을 방지한다.
서울성모병원 폐암센터 현관용 흉부외과 교수는 “폐암이 속한 폐엽과 전이가 우려되는 임파절을 완전히 절제해 폐암의 재발률을 최대한 낮추는 것이 폐암 수술의 목표인데, 최근 종양학 연구에서 로봇과 흉강경수술의 치료 성적이 큰 차이가 없다고 발표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로봇 폐엽절제술과 구역절제술의 안전성과 유용성을 증명한 메타분석(Meta-Analysis) 연구결과와 폐암 로봇 수술이 흉강경수술 대비 조기 합병증 발생과, 수술 중 가슴을 열어야 하는 개흉수술 전환 비율이 유의미하게 낮다는 연구결과에 힘입어, 로봇 폐암 수술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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