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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한성대가 제안한 대학 간 공유·협력 네트워크(메타유니버시티)는 단순히 교육콘텐츠만 공유하는 개념이 아니다. 대학 간 협업으로 융합교육과정을 만들고, 이를 토대로 학점교류·공동학위까지 확장할 수 있는 개념이다. 뿐만아니라 산학협력 관계를 체결한 기업이 학생현장실습을 추가로 원한다면 협력대학과 이를 공유할 수 있다. 물론 학과·교수 간 교류로 공동 연구를 추진하는 것도 가능하다. 대학 의 기능인 연구·교육·산학협력·사회봉사 등 모든 분야에서 서로 필요한 것을 주고받고 공유할 수 있는 개념이다.
대학 시설·인프라를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성대가 2019년 문을 연 ‘상상파크’가 대표적 사례다. 한성대 내 설치된 상상파크에선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실습이 가능하다. 학생들은 VR·AR 공간에서 가상현실을 체험하고 동작감지 센서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해볼 수 있다. 팀프로젝트룸에서 3D 프린터를 활용,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시제품으로 구현해보는 것도 가능하다.
한성대 상상파크가 입소문을 타면서 벤치마킹 사례도 늘고 있다. 최근에는 한경대 총장 등 보직교수들이 이곳을 방문, 한성대와 교육인프라 공유를 협의했다. 한성대는 향후 한경대와 교육콘텐츠 외에도 △교육시설·장비 △학생 공동 프로젝트 △현장실습 △취업·창업지원에서 상호 협력할 계획이다.
이창원 총장은 “대학은 미래사회를 예견하고 학생들에게 필요한 역량을 가르쳐야 한다”며 “디지털 전환시대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이를 위해 대학 간 공유·협력이 필요하며 특히 중소규모 대학에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대학 경영에도 ‘규모의 경제(생산량이 늘어남에 따라 평균비용이 감소하는 현상)’ 효과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학가에선 최소 재학생 6000~7000명 이상을 갖춘 대학이어야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를 얻기 어려운 재학생 5000~6000명 미만의 중소규모 대학들은 교육콘텐츠·시설·인프라를 공유, 최대한 중복투자를 줄여야 학령인구 감소시대에서 생존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이 총장은 메타버스 기술이 이런 공유·협력을 앞당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메타버스 기술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하는 대학 간 공유·협업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며 “개별 대학이 외롭게, 출혈경쟁 끝에 살아남는 경쟁보다는 서로 연결된 대학들이 각자의 특성을 바탕으로 공유·공존하는 모델을 메타버스 기술로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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