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게임 소매업체 게임스탑을 두고 월가 공매도 기관과 개인 투자자의 전쟁에 국내 ‘서학개미’도 참전했다. 국내 포털사이트 검색어로 오르내리는가 하면, 주식 관련 커뮤니티에 ‘수익 인증’ 게시물이 올라오는 등 열기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
1984년 설립된 게임스탑은 미국을 포함해 글로벌 14개국에 50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 중인 미국 오프라인 게임 소매점 체인이다. 지난해 말 실적발표에서는 3월까지 1000개 이상 매장을 폐쇄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실적 전망은 밝지 않다.
그럼에도 갑자기 화려한 조명을 받은 이유는 헤지펀드의 포지션이 노출되면서다.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 주식 게시판인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를 중심으로 해당 종목이 공매도 대상이 됐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이를 괘씸하게 여긴 개인 투자자들이 게임스톱에 ‘묻지마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최근 3개월 동안 10달러 대에서 횡보하던 주가는 장중 150달러까지 올랐다. 공매도는 주식 하락 시 수익을 올리는 전략으로, 주가가 오르면 공매도를 한 헤지펀드 회사는 손실을 줄이고자 환매수(숏커버링)에 나서야 한다.
국내 투자자들도 적극적인 움직임이다. 국내 증시와 달리 상·하한이 없어 단기간 수익을 낼 수 있고, ‘공매도 세력’을 단죄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주식 관련 카페나 SNS를 통해 공매도 잔량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면서 제2의 ‘게임스톱’을 찾는 글을 쉽게 볼 수 있다.
일각에선 지난해 유행처럼 번진 원유 레버리지 ETN(상장지수채권)이나 인버스X2(일명 곱버스) 사태가 반복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표하고 있다. 둘 다 상품이나 시장에에 대한 이해 없이 뛰어들었다가 개인 투자자에게 큰 손실을 안겼다.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게임스탑 사태와 유사한 2008년 폭스바겐 사태를 예로 들면서 “숏 스퀴즈로 인해 주가가 급등하는 사태는 극단적인 수급 불균형에 기인하기 때문에 불균형이 해소되면서 급등만큼 과격한 급락이 수반된다”면서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일시적 수급 불균형으로 상승하는 주가는 다시 이전으로 회귀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