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원내대변인은 당시 뉴스데스크에서 “이른바 귀태 발언이 정치권을 소용돌이로 몰아넣고 있다”는 남성 앵커의 말을 이어받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은 사과를 요구하며 모든 국회 일정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무책임한 꼬투리 잡기라고 맞섰다”고 말했다.
이는 2013년 민주당 원내대변인이었던 홍익표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을 “귀태의 후손”이라고 말해 일어난 논란을 다룬 뉴스였다. 당시 새누리당은 “그대로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라며 모든 국회 일정을 거부하며 반발했고, 결국 홍 의원은 사과와 함께 원내대변인직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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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 8일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과오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고 밝힌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뜨내기”라고 비판하는가 하면, 지난 2016년 총선 당시 민주당을 이끌었던 것을 겨냥해 문재인 정부의 탄생부터 사과하라며 “문재인 정권은 ‘귀태’ 정권”이라고 거친 표현을 내뱉었다.
귀태는 태어나지 않았어야 할 사람이라는 뜻으로, 국내 번역 출간된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에 등장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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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을 내고 “‘박근혜 정권 방송’으로 빛을 봤던 배 의원이 다시 그 시절을 잊지 못하고, 촛불혁명의 주역인 국민을 모욕하고 있다”며 “즉각 국회의원직에서 사퇴하고 촛불혁명의 주역인 국민께 사과하시라”고 밝혔다.
신 대변인은 “본인의 과거에 대한 사과는 못할망정, ‘귀태’라는 망언으로 이 정부와 모든 국민을 모욕한 것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며 “국회의원의 개인 자질을 의심하게 할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이 했다고는 볼 수 없을 정도의 폭언이고 망언”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의 최인호 수석대변인도 “귀태라는 표현은 탄핵에 나섰던 국민의 외침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결국 박근혜 탄핵이 억울하다는 뜻이니 국민의힘이 아닌 ‘박근혜힘’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비꼬았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도 “배현진 대변인과 국민의힘의 격이 딱 그 정도였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고 비판했다.
김남국 의원 역시 “한쪽에선 열심히 청소하는데 다른 한쪽에서 계속 더럽히면 그 청소는 소용없는 일이 되어버린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 당무강사위원회가 ‘달님 영창’ 현수막을 걸었던 김소연 변호사를 정리할 계획인 것 같다”며 “논란이 되는 막말 발언을 한 지역위원장을 교체하는 것은 매우 칭찬할만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배현진 의원의 귀태 발언으로 이런 노력이 모두 무용한 것이 되었다”며 “이런 막말은 정치인, 국회의원 모두가 삼가고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 의원은 “(홍 의원의 귀태 발언 논란) 당시 일부 언론들은 세상이 끝난 것처럼 난리였다”며 “배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는 비판 기사를 찾을 수가 없다”면서 언론의 달라진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