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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둥근 것만 보면 달이, 쟁반이 떠오른다. 하지만 참 고질적인 고정관념이다. 감상자의 심중을 휘저어 놓는. 그 역작용이 바로 여기서 드러나지 않는가. 순하면서도 모가 난, 원만하지만 뿔을 세운 저 이미지는, 인간의 신체 그중에서도 세포를 형상화했다는데.
작가 박미진은 ‘세포’를 작업에 끌어들여 왔다. 신체의 가장 기본단위로, 사람 사는 일을 근원부터 들여다볼 작정이었던 거다. 다만 단계가 있었단다. 감정이 먼저였다고 했다. 감정을 신체의 ‘부분’ 이미지로 환원하는 일. 그러다가 점점 ‘부분’이 확장해 세포로 진화해 갔고, 갈수록 단순화해 갔고. ‘감성 DNA’(Emotional DNAⅠ·2020)는 그 어디쯤에 있을 터.
잘라붙인 듯 섬세하고 반질한 이미지는 피부조직의 부드러움을 가장 고전적 방법으로 표현했단다. 아크릴물감을 덧바르고 말리고 갈아내는, 수없는 반복을 거쳐 물감의 입자를 최대한 압축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런데 왜 세포인가, “환희·욕망·좌절 등을 바탕으로 변이하는 세포의 결합, 또 새롭게 활성화하는 세포의 연속성이 인간 삶을 닮지 않았는가” 한다.
11일까지 서울 강남구 학동로 갤러리세인서 여는 초대전 ‘감성 셀’(Emotional Cell)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아크릴. 68.5×56.5㎝. 작가 소장. 갤러리세인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