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수도권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그린벨트 해제 방안까지 공식 검토되는 단계에 이르렀다. 어제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수도권 지자체 등이 참여하는 실무기획단의 첫 회의에서 이러한 방안이 논의됐다는 것이다. 그동안 검토됐던 방안들과 함께 도시 주변 그린벨트 활용 가능성 등 지금껏 배제됐던 방안에 대해서도 진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한다. 며칠 전의 ‘7·10 대책’에 이르기까지 모두 스물두 차례에 걸친 부동산정책이 실패했음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홍남기 부총리가 7·10 대책 발표 때만 해도 “그린벨트 해제는 없다”고 못 박았다는 사실이다. 그리고는 불과 나흘 만에 “필요하다면 그린벨트 해제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을 바꿈으로써 시장을 혼란에 빠트렸다. 그나마도 온갖 억측이 쏟아지자 “지금 당장 그러겠다는 건 아니다”라는 해명까지 뒤따랐던 상황이다. “서울 주택공급은 부족하지 않다”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언급도 현실을 무시하기는 마찬가지다. 정부가 아무리 대책을 발표해도 시장에서 신뢰받지 못하는 이유다.
그린벨트 해제 방안에 있어서도 넘어야 할 과정이 첩첩하다. 서울시의 반대도 반대지만 일단 그린벨트를 해제하게 되면 되돌릴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녹지 공간이 침해되면 주거 환경도 훼손되기 마련이다. 불가피하다면 그린벨트에도 손을 대야 하겠지만 다른 모든 방안을 강구한 다음 마지막으로 선택해야 하는 문제다. 이미 발표된 3기 신도시 계획을 앞당기고 도시 주변 유휴부지 등 신규택지 발굴 노력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도심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푸는 것이 우선의 해결책이다.
그동안의 정책 실패가 땜질처방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는 데서 비롯됐다는 점도 확실하게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부동산정책 사령탑인 홍 부총리나 김 장관의 정리되지 않은 발언에서도 확인되는 사실이다. 내용이 자꾸 달라지거나 사실과 동떨어진 얘기를 해서야 시장을 납득시킬 수 없다. 세금으로 시장을 억누르겠다는 발상에서도 부동산정책에 대한 철학의 빈곤을 드러냈을 뿐이다. 그린벨트 해제 논의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것인지 지켜보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