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캔 1만원 vs 3캔+소주 1병…홈술 패키지 고르는 즐거움

이성웅 기자I 2020.05.09 08:00:00

주류업계, 소매시장서 코로나19 여파 만회 전략
하이트진로, 상기효과 노려 ''테슬라'' 프로모션 진행
디아지오, 홈술 수요 증가 겨냥해 20% 대폭 할인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집에서 술을 즐기는 ‘홈술족’이 늘면서 주류업계에선 홈술족을 겨냥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흥채널에서 줄어든 판매량을 소매채널에서 만회하기 위한 전략이다.

맥주 제조사들은 편의점의 ‘4캔 1만원’ 행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또 주류업계 전반에서 각종 할인 행사나 홈술과 관련한 한정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다.

서울 시내 한 편의점 주류매대에 하이트진로의 ‘테슬라’ 프로모션을 비롯해 각종 할인 정보가 게시돼 있다. (사진=이성웅 기자)
8일 편의점 CU에 따르면 지난 3월 주류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소주 17.3%, 맥주 10.4% 순으로 모두 두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했다. 지난 2018~2019년 같은 기간 매출신장률이 9.9%, 12.3%였던 것에 비하면 이는 큰 폭의 오름세다.

업계에선 코로나19로 인해 증가한 홈술족들로 인해 소매시장에서 주류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주류업계에선 유흥채널보다 소매채널이 마케팅 효과를 보기 어려운 곳으로 꼽힌다. 다만, 최근엔 유흥채널 매출이 30% 가량 빠진 것으로 추정되면서 오히려 소매채널 마케팅에 더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오비맥주와 롯데칠성 주류부문은 맥주 종량세 시행에 힘입어 올해 들어 꾸준히 4캔 1만원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특히 레트로 패키지로 출시한 ‘오비라거’까지 행사 품목에 포함해 ‘카스’와 교차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롯데칠성은 ‘클라우드’ 355㎖ 캔을 일부 소매채널에서 할인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편의점에서 맥주와 소주를 묶어 판매하는 이례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테라’ 500㎖ 3캔과 소주 ‘참이슬’ 360㎖ 1병을 9000원에 판매하는 일명 ‘테슬라(테라+참이슬)’ 패키지다. 통상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소맥’은 유흥채널 수요가 높지만, 홈술로 집에서도 소맥을 즐기려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것.

하이트진로는 “‘테슬라’나 ‘테진아(테라+진로이즈백)’에 대한 상기효과를 노렸다”며 “또 최근에는 소주 도수가 낮아지면서 가정에서도 소맥을 마시는 데 거부감이 줄었다는 점도 테슬라 패키지 기획의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자료=디아지오코리아)
대형마트를 통해선 홈술에 필요한 안주나 물품을 묶어 파는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다.

롯데칠성은 집에서 맥주를 즐길 때 소풍 분위기를 낼 수 있도록 ‘클라우드 테이블형 쿨러백(Cooler Bag)’을 선보였다.

클라우드 테이블형 쿨러백은 클라우드 355㎖ 12캔과 24캔으로 구성된 2종으로 보온·보냉이 가능하며 100% 재활용 가능한 친환경소재인 폴리프로필렌과 폴리에틸렌을 사용해 제작했다.

오비맥주는 카카오IX의 스낵 브랜드 ‘선데이치즈볼’과 손잡고 ‘카스X선데이치즈볼’ 리미티드 쇼퍼백 에디션을 출시했다. 이번 한정판은 집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카스 355㎖ 12캔과 선데이치즈볼 오리지널 슬림(35g) 1팩, 라이언 쇼퍼백으로 구성했다.

홈술족 증가 덕을 보고 있는 양주업계도 판매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

디아지오코리아는 5월 말까지 한 달간 이마트와 롯데마트에서 조니워커, 싱글톤 등 자사의 다양한 프리미엄 위스키 7종을 평균 2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위스키 페스티벌’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4월부턴 조금씩 유흥채널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평년 수준까지 올라오진 않았다”며 “주류 성수기를 앞두고 충성고객 확보를 위해 소매채널에서 마케팅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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